첫 美 3상 탑라인 유효성 입증 실패…10월 두 번째 임상 결과 개발 향방 가를 듯
핵심 자산 개발 제동에 진행 중인 환자·주주 손배 및 허가취소 소송 부담 가중
전승호 대표 "임상 안전성 문제없어…유효성 결과도 소송 쟁점과 무관"

코오롱그룹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에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2019년 성분 논란에 따른 국내 품목허가 취소와 미국 임상 중단을 딛고 개발을 재개했지만, 먼저 결과가 공개된 미국 3상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동일한 설계로 진행한 두 번째 3상 결과가 남아 있어 개발의 최종 성패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환자·주주 손해배상과 품목허가 취소 행정소송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임상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코오롱 측 부담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G-C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그동안 형사사건과 환자·주주 손해배상, 품목허가 취소 행정소송 등 네 갈래로 진행돼 왔다. 핵심 형사혐의는 대부분 무죄로 마무리됐지만, 일부 환자·주주 손해배상 소송과 품목허가 취소 행정소송은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
TG-C는 동종유래 연골세포로 구성된 1액과 형질전환된 세포로 구성된 2액을 혼합해 관절강에 투여하는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인보사케이주'로 2017년 허가받았다. 하지만 2019년 2액 세포가 허가자료에 기재된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임상 3상을 보류했다.
이후 FDA가 추가 자료를 검토해 2020년 임상 재개를 허용하면서 TG-C 개발은 재개됐고, 코오롱티슈진(42,900원 ▼18,300 -29.9%)은 동일한 설계로 별도 진행한 2건의 3상 투약을 2024년 7월 마쳤다. 하지만 지난 20일 공개된 첫 번째 3상(TGC-15302) 톱라인(주요지표)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가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TG-C 투여군의 증상이 개선됐지만 위약군에서도 유사한 개선 효과가 나타난 탓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는 위약 효과가 이번 시험에서는 TG-C 투여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24개월까지 지속된 점을 이례적으로 보고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때문에 이번 결과를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으로 규정했다. 별도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두 번째 3상 'TGC12301' 결과는 오는 10월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3상은 실제 성분을 공개한 뒤 진행된 만큼, 품목허가 당시 자료 제출 경위와 회사 고의성, 제품 결함 및 허가 취소처분의 적법성 등을 다투는 국내 소송과는 판단 대상이 다르다. 다만 먼저 결과가 공개된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TG-C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차 커진 만큼, 남은 임상 개발과 법적 분쟁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코오롱의 부담은 커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TG-C 관련 법적 분쟁 가운데 먼저 정리된 것은 형사책임이다. 앞서 검찰은 2액 성분이 허가자료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고 보고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코오롱티슈진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무죄·면소 판결이 확정됐고,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2명도 지난달 핵심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코오롱티슈진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항소심 무죄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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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 결과는 원고와 청구 원인에 따라 엇갈린다. 일부 주주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세포 기원 변경만으로 제품의 효능이나 유해성이 달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회사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사항을 고의로 거짓 기재하거나 누락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일부 주주 소송은 1심 또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반면 환자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1심 법원이 코오롱 측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일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139명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허가 내용과 다른 신장유래세포로 제품이 제조된 점을 제조상 결함으로 보고 진료비 등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 측은 이번 미국 3상 결과가 손해배상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안전성 문제가 소송에서 제기된 만큼 이번 임상 안전성 데이터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유효성 결과는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하는 쟁점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임상에서 TG-C 투여군과 위약군 간 안전성 지표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안전성"이라며 "이번 임상에서도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소송과 무관하다고 보며, 유효성 측면은 아예 관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품목허가 취소 행정소송은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21년 1심과 2024년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한 뒤 상고했다. 1·2심은 허가자료와 실제 제품에 사용된 세포가 달라 허가 심사의 중요한 전제가 훼손됐다고 보고 식약처의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국 임상은 FDA에 실제 사용 세포의 정보를 공개한 상태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절차인 반면, 국내 행정소송은 2019년 식약처가 내린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적법성을 따지는 만큼 판단 대상이 다르다. 결국 TG-C의 향후 개발 향방은 오는 10월 공개될 별도 3상 결과가, 국내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적법성은 대법원의 판단이 각각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