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점이야 암이야?...흑색종 구분하는 'ABCDE'

이게 점이야 암이야?...흑색종 구분하는 'ABCDE'

정심교 기자
2026.07.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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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피부에 생기는 악성 종양에는 악성 흑색종,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암이 악성 흑색종이다./사진=서울아산병원
피부에 생기는 악성 종양에는 악성 흑색종, 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악성도가 가장 높은 암이 악성 흑색종이다./사진=서울아산병원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여름이면 얼굴에 기미·잡티가 쑥쑥 생기거나, 살이 그을리는 등 피부에 변화가 생기기 쉽다. 이럴 때 피부에 생긴 점을 단순한 '점'으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잖다. 그런데 예사롭지 않은 점이 따로 있다. 점이 점점 커지거나 색깔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 점의 경계가 흐려지는 등 변화가 나타난다면 피부암 중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다.

흑색종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악성화하며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피부암 중에서는 비교적 드물지만, 악성도가 높고 전이 속도가 빨라 '위험한 피부암'으로 꼽힌다. 병기가 높지 않더라도 국소 부위뿐 아니라 원격 림프절로 전이될 수 있고 폐·간·뇌 등 다른 장기로도 퍼질 수 있다.

문제는 흑색종이 일반 점과 혼동하기 쉬워 조기 발견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이다. 심지어 피부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의가 피부질환을 오인해 레이저로 지져 없애려 하다가 피부암이 계속 자라나 대학병원에 전원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점을 빼면 점이 또 생겨나 점 빼기를 반복하다가 조직검사 결과 피부암으로 진단받은 국내 사례도 알려졌다.

김안나 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초기에 일반 점과 매우 비슷해 환자 스스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빠르게 전이되는 위험한 피부암인 만큼 의심 병변이 있다면 피부과를 빨리 찾아가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점인지 흑색종인지 쉽게 구분하는 'ABCDE 법칙'이 있다. △비대칭적인 모양(Asymmetry) △불규칙한 경계(Border) △한 병변 안에 여러 색이 섞인 경우(Color) △지름이 6㎜ 이상(Diameter) △크기·색·모양이 변하는 경우(Evolving) 등이 대표적이다.

점에서 피가 나거나 가려움·통증·진물·궤양이 동반될 때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발톱의 경우 불규칙한 색상과 6㎜ 이상 너비, 손발톱 주위 피부로의 확장, 손발톱 모양 변형 등이 있다면 악성 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종 발생에는 자외선 노출이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반복적인 햇볕 화상이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흑색종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한국인에게 비교적 흔한 말단 흑색종은 자외선과의 관련성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단순히 햇빛 노출 여부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되며, 평소 손발 피부와 손발톱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흑색종이 의심될 때는 우선 의사가 맨눈으로 피부 검진을 시행하고, 의심스러운 부위에 대해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조직 검사는 의심되는 부위를 가능하면 많이 절제해 검사하는 게 권장된다.

흑색종으로 확인되면 병변의 두께, 궤양 여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병기를 결정한다. 병변이 얇고 조기에 발견될수록 완치할 가능성이 크다. 치료의 기본은 수술적 절제다. 병변 주변 정상 피부까지 충분한 범위로 절제하는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감시림프절 생검과 영상 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국내 피부암 환자 수 추이(2020~2024)/그래픽=이지혜
국내 피부암 환자 수 추이(2020~2024)/그래픽=이지혜

국내에서 흑색종을 포함한 피부암 환자는 연간 8000명을 웃돈다. 이는 야외활동이 늘고, 평균 수명이 는 것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여름철엔 '피부의 적'인 자외선이 강하다.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 B와 자외선 A 모두 DNA를 손상하는데, 자외선 지수가 높아질수록 피부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피부색이 밝고 햇볕에 잘 타는 사람, 실외 작업자, 면역조절제 복용자에게서 발병 위험이 높다. 유전적 요인과 화학물질 노출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흑색종 같은 피부암을 예방하려면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어린 시절부터 자외선 차단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여름철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불필요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야외 활동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SPF 30 이상 제품을 2시간마다 덧발라주고 모자나 긴소매 옷으로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피부를 일부러 그을리는 선탠은 피하고, 인공 자외선 기기 사용도 금해야 한다. 매월 자가 피부 검진을 하고 1년에 한 번은 피부과 전문의에게 검진받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최근 단순 점으로 생각하고 병변을 레이저로 제거했다가 재발해 피부암으로 확진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흑색종은 조기 발견 여부가 예후를 좌우하는 만큼, 점의 모양·색이 계속 변하거나, 기존과 다른 피부 병변이 생겼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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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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