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389,500원 ▲500 +0.13%)이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비만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한 사실을 공개하고, 향후 차세대 신약개발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 12일부터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국제 분자생물학 지능형 시스템 학술대회(ISMB)에서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HARP-pSAR'를 활용해 근육 강화 기반의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도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ISMB는 생물정보학과 계산생물학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학술대회로 AI를 활용한 생물학, 신약개발 연구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요 학회 중 하나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AI 모델의 예측 성능을 제시한 한편 AI가 제안한 단백질 서열 설계가 실제 실험 검증과 후보물질 최적화를 거쳐 혁신 신약 개발로 이어진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독자 AI 플랫폼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비만 혁신신약(LA-UCN2, 코드명 HM17321)을 도출해 미국 임상 1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공개한 세계 최초 펩타이드 기반 마이오스타틴(myostatin) 억제 기전의 차세대 근육 증진 치료제(LA-MSTN, 코드명: HM500197)도 이를 통한 성과다.
HM17321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Urocortin-2) 유사체로 설계됐다. CRF family는 스트레스 반응 및 스트레스 회복과 관련된 신호 분자로, 그 수용체 중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면 지방 감소와 근육 증가, 근 기능 개선 등을 직접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한미약품 설명이다.
HM17321 개발의 핵심 과제는 표적 수용체인 CRFR2에는 강력하게 결합하면서도, 비표적 수용체인 CRFR1에는 활성을 나타내지 않도록 UCN2 유사체의 서열을 정교하게 최적화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 한미약품은 HARP-pSAR로 신약개발 초기 단계의 최대 걸림돌인 '실험 데이터 부족(Low-N)' 한계를 극복했다. 수십 건의 내부 실험 결과만으로도 표적 및 비표적 수용체에 대한 활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해 다양한 단백질 서열 후보를 일일이 설계하고 합성한 뒤 활성을 평가해야 했던 기존 과정을 효율화했다.
독자들의 PICK!
특히 HARP-pSAR은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서열의 활성을 예측하고 최적의 미지 아미노산 잔기(Neo-residue) 위치까지 제안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크게 줄였다. 대규모 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기존 AI 모델과 달리 양자화 기술을 적용해 연산 비용을 낮추고 구동 안전성을 높여 개발 비용 절감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HARP-pSAR을 단일 과제용 예측 모델이 아니라, 표적 특성에 따라 지속 확장할 수 있는 신약 설계 기반 기술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최인영 한미약품 미래성장부문장(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넘어, 연구진의 전문성과 결합해 신약 후보물질의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실질적인 연구 파트너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선도적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