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고 굶었는데 몸속에 '돌' 가득"…여성이 특히 위험한 이유

"살 빼려고 굶었는데 몸속에 '돌' 가득"…여성이 특히 위험한 이유

정심교 기자
2026.08.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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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담낭(쓸개)에 들어있던 담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담낭(쓸개)에 들어있던 담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휴가철을 맞아 무리하게 살을 빼려다 담석에 돌이 생길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전문의의 경고가 나왔다.

10일 양근혁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식사량을 줄이면 담낭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져 담즙 정체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담석 생성을 촉진한다"면서 "특히 남성보다 다이어트를 많이 시도하는 여성에게서 여름철 담석증 발병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담낭(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을 저장했다가, 식사 시 배출해 지방의 소화를 돕는 장기다. 담즙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산 등이 일정한 비율로 유지되는데,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균형이 깨지면 담낭 안에 고여 있던 담즙 찌꺼기가 뭉쳐 돌처럼 단단한 콜레스테롤 담석이 만들어진다.

왜 여성에게 담석이 더 잘 만들어질까. 양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라면서 "여성이 장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다이어트까지 시도하면 담낭이 담즙을 배출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담즙 정체를 유발해 담석이 생길 위험을 더 높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는 2021년 3만2516명에서 2025년 3만3852명으로 4.1% 늘었는데, 지난해 20~30대 여성(1만8841명)이 같은 연령대 남성(1만5011명)보다 1.3배 많았다. 젊은 층, 특히 체중 감량에 관심이 많은 여성일수록 담석증 발병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소화불량 갑자기 생겼다가 몇 시간 후 완화

담석증의 증상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잦은 체함이나 식후 더부룩함 등으로 소화제를 자주 찾게 되는 소화불량이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섭취한 후에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난다면 담석으로 인한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담석이 담즙의 배출통로인 담도를 막아 발생하는 극심한 복통이다. 주로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나타나며, 간혹 오른쪽 날개뼈나 등 쪽으로 뻗치기도 한다.

갑자기 발생해 수 분 내 최고조에 달했다가 수 시간에 걸쳐 서서히 완화하는 게 특징이다. 만약 진통제로도 해결되지 않는 통증과 함께 발열, 몸살 기운이 느껴지면 담석이 담낭의 배출구를 심하게 막았다는 신호다. 이를 방치하면 급성 담낭염이 괴사성 담낭염으로 진행해 혈압 저하와 패혈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즉시 응급 진료받아야 한다.

담석을 확인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복부 초음파 검사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신체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담석의 유무는 물론 담낭벽의 두께, 용종과의 감별 등 내부 상태를 명확하게 살필 수 있다.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담석을 발견했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당장 수술하기보다 담석의 크기와 개수 변화, 담낭벽이 두꺼워지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지켜보는 추적 관찰을 먼저 권유한다.

하지만 증상이 한 번이라도 발생했다면 향후 급성 담낭염이나 담도 폐쇄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만성 담낭염으로의 진행 및 담석의 증가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담낭암의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추적 관찰하면서 적당한 시기에 수술받는 게 유리하다.

'담석 빼내기' 보다 담낭 통째 들어내야 안전

담낭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에 부담을 느껴 '담석만 따로 빼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담석만 부수거나 제거할 경우, 남은 작은 조각들이 좁은 담도를 지나다 막히면서 담도염이나 황달 등 더 위험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담낭을 남겨두고 돌만 없애더라도, 이미 병 들어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담석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재발해 계속 돌 빼는 수술을 받는 것보다, 담낭 자체를 제거하는 게 환자에게 훨씬 안전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보관하는 '저장 주머니' 역할을 하지만 절제하더라도 소화액인 담즙 자체는 간에서 정상적으로 계속 생성되므로 소화 기능에 영구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수술 후에는 담즙이 저장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장으로 바로 흘러 들어가, 한 달 정도는 일시적인 소화불량이나 식후 잦은 배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저지방 식단을 유지하고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는 게 좋다. 필요하면 소화제·이담제의 도움을 받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담도가 일부 기능을 대체하기도 한다. 과식 같은 무리한 식습관만 피한다면, 무리 없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이 필수다. 장시간 공복을 피하고,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하루 세끼를 조금씩이라도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와 함께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양 교수는 "담낭 질환은 예방이 중요하므로 규칙적인 식습관과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담낭 건강을 지키길 바라며, 증상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대부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생기면 전문가의 진료를 꼭 받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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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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