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1월 피치에 이어 S&P도 장단기 신용등급 동시에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푸어스(S&P)가 30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동시에 강등했다.
지난 1월 피치도 아이슬란드 국가신용등급을 낮춘 만큼 아이슬란드의 국가신용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또 이 소식에 뉴욕과 유럽의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는 아이슬란드의 자국통화(크로나) 표시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단기등급은 'A-2'에서 'A-3'으로 각각 낮췄다.
외화표시 신용등급은 현행 장기 'BBB-', 단기 'A-3'이 각각 유지됐다. 다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아이슬란드가 국민 투표를 통해 외국인 예금상환을 거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이 불투명해진 것이 신용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S&P는 "외환관리(외국인 예금 상환조치) 적용이 잠재적으로 연장된 것이 아이슬란드의 통화 및 재정 유동성을 해치고 투자 전망도 어둡게 한다"고 밝혔다.
◇"빚 떼먹자" 국민투표에 신용도 추락
아이슬란드는 2008년 말 금융위기로 크로나가 유로화 대비 80% 폭락하면서 3개 대형은행이 파산했다. 아이슬란드 은행권의 85%를 차지하던 대형은행 란즈방키는 파산, 국유화됐다. 이 과정에서 란즈방키의 인터넷 지점인 아이스세이브와 거래한 영국인과 독일인 고객 30만명 이상이 예금 손실을 입었다.
이에 예금자 보호 능력이 없던 아이슬란드 정부를 대신해 영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약 50억 달러에 이르는 동결 예금을 대신 지급했다. 이후 영국과 네덜란드가 아이슬란드를 압박하며 상환 협상이 진행됐지만 지지부진했다.
올라푸르나그나르 그림슨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오히려 국민들의 반대 청원이 올라온다는 이유로 의회가 통과시킨 예금상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 이를 국민투표에 넘겨버렸다.
이 같은 '모럴 해저드'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아이슬란드의 국가신용등급을 지난 1월 'BBB-'에서 'BB+'로 낮춰버렸다. 폴 러킨스 피치 이사는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영국과 네덜란드의 예금자 보호법을 거부하고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정치·경제·금융의 불확실성을 높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슬란드는 이런 국제적 비판 속에서도 지난 6일(현지시간) 국민 투표를 강행했다. 자국 은행의 파산으로 동결된 외국인 예금을 상환하는 법안에 90% 넘는 반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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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법안이 사실상 부결되면서 아이슬란드가 IMF를 비롯한 외부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도미니크-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30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 아이슬란드 지원에 대해 "(IMF) 이사회 다수의 찬성이 필요하며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할 경우 지원 검토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다수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이 나온 뒤 뉴욕 증시는 오전 11시47분(현지시간) 다우지수가 0.02%, S&P500 지수가 0.13%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