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만의 최대개혁' 美 금융법안, 무얼 담았나

'75년만의 최대개혁' 美 금융법안, 무얼 담았나

뉴욕=강호병특파원, 권다희기자
2010.06.26 08:25

상업은행을 보다 상업은행답게, 소비자보호 강화… 오바마 대만족

미국 상하 양원이 25일(현지시간) 새벽 역사적인 금융개혁법안의 단일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상원의원 12명과 하원의원 43명이 대표로 참가해 마라톤 협상끝에 확정한 이 법안은 감독시스템에서 소비자보호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규제내용을 담고 있다. 상하양원은 7월4일 독립기념일 이전까지 단일 금융개혁법안을 표결 처리,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발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개혁법안이 발효되면 건강보험개혁법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치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25~27일 캐나다에서 연이어 열리는 G8,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일안 도출에 성공함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규제에 대해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출된 금융개혁안에 대해 "내가 제안했던 것을 90% 담았다"며 만족의 뜻을 표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초래한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된 이번 법안은 1935년 은행법(일명 글래스-스티걸법)이 제정된 후 최대의 금융개혁으로 꼽힌다.

은행이 무릅쓰는 위험에 제약을 가하고 사전 감독기능과 사후 대처기능을 높임으로써 또다시 국민의 혈세가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태를 방지코자 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내용면에서는 상업은행의 투자은행 활동을 제한, 증권업과 은행업 분리를 천명한 글래스 스티걸 법으로 회귀한 면이 있다.

무려 2000여페이지에 이르는 이 법안은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은행위원장과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이 타결을 주도함으로써 '도드-프랭크 법안'으로 명명됐다. 다음은 금융개혁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 은행부문

1. 볼커룰 : 대형 금융사들이 자기돈을 자기계정으로 굴리는 것(프롭 트레이딩)은 금지된다. 다만 은행들이 헤지펀드나 사모투자펀드에 대해서는 기본자본(Tier 1)의 3%이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 당초 헤지펀드 등에 대한 소유한도까지 정하려 했으나 투자한도 규제만 도입됐다. 투자한도를 초과한 은행은 초과분을 일정기간내 해소해야한다.

2. 일부 스와프 트레이딩 분사 : 외환 및 금리스와프, 금/은 스와프 거래, 은행 자체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 거래는 본사에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농산물, 에너지, 금속상품 스와프와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등의 거래는 별도 자회사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이는 모든 파생상품 거래를 별도법인을 통해 하도록 하자는 당초안에 비해서는 크게 완화된 것이다. 이자 및 외환 스와프는 가장 규모가 큰 장외 파생상품으로 거래량이 615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3. 은행 자기자본 확충 : 그간 대형은행들이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신탁우선주는 자기자본 인정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자산규모 150억달러 미만의 소형은행은 신탁우선주가 계속 자기자본 항목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대형은행들은 5년에 걸쳐 신탁우선주를 상환하고 보통주 증자 등 다른 수단으로 자본금을 확충하여야한다.

◇ 투자부문

1.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감시강화 : 신용평가기관의 이해상충 문제를다루는 준 정부기관을 설립하고 투자자로 하여금 잘못된 신용평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SEC내에 신용평가 감독국을 설치해 장기간에 걸쳐 물의를 일으킨 신평사에 대해서는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는 등 강력히 제재토록 했다.

2. 기업 지배구조 : 상장회사 주주에게 경영진 보수와 적대적 M&A 방어수단인 황금낙하산에 대해 반대의사를 나타낼 수 있는 비구속성(non-binding) 투표권이 부여됐다.

3. 헤지펀드 : 자산규모 1억5000만달러 이상의 헤지펀드와 사모투자펀드는 SEC에 등록토록 하고 거래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벤처캐피탈 펀드는 예외가 인정됐다.

4. 보험 : 보험산업 감독을 위해 재무부 산하에 연방보험감독국(FIO)을 설립토록 했다.

◇ 소비자부문

1. 금융소비자보호 :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에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만들어 룰을 만들고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CFPB의 감독대상에는 모든 모기지대출관련 기관, 자산규모 100억달러 이상의 은행 및 신용조합, 신용카드 등이 포함된다. 다만 자동차 딜러는 제외된다.

당초 하원안에서는 독립적인 제3의 기관으로 설치토록 했으나 상원안과 병합과정에서 FRB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 직불카드 수수료 FRB가 통제 ; 직불카드 수수료에 대해 FRB가 비용과 적정마진을 감안해 가격상한선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 감독시스템

1. 금융안정협의회(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Council) 설립 : 재무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10인의 금융안정협의회를 설립, 대형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비화되지 않도록 감시토록 했다. 금융시스템에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는 대형금융사에 대해서는 FRB가 사전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하고 극단적인 경우 회사 분할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2. 부실금융사 퇴출 시스템 강화 : 금융규제 감독기관으로 하여금 금융안정을 크게 해칠 것으로 우려되는 부실금융사를 신속히 인수해서 퇴출절차를 밟을 수 있게 했다. 청산절차는 미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정하고 초기비용은 미재무부가 충당토록 했다. 금융사 정리에 수반되는 비용은 자산규모 500억달러 이상의 금융사에 사후적으로 수수료 등의 형태로 일부 분담시킬 수 있게 했다.

당초 부실 금융사 정리에 따른 비용을 사전에 갹출해 정리기금의 형태로 조성하려 했으나 최종합의과정에서 백지화되고 사후 징수로 수정됐다.

3. FRB 감독권한 강화 - 중앙은행에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감독기능을 포괄적으로 부여했다. 기존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감독권을 유지함은 물론 모든 규모의 개별 은행까지 감독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의회는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FRB로부터 감독기능을 뺏으려 했으나 최종 대부자로서 FRB의 역할과 감독경험이 인정돼 오히려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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