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영향 제한적 관측속 미,영 등 환율안정 위한 추가부양 가속 전망
5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제로'(0~0.1%) 수준으로 인하하고 자산 매입을 확대키로 결정하면서 이같은 통화완화 조치가 일본 경제의 엔고와 디플레이션 탈출을 가능하게 할 지 그 영향과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이 엔고저지를 위한 독자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이어 또다시 한율 낮추기에 나서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영국 등의 추가 부양 도입 등 환율안정 대응책이 주목된다.
일단 이날 금리 인하 발표후 도쿄증시가 상승하고 엔화 가치도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등 시장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초강수 결정 배경은?=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당초 3~6개월 단기 자금을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대출하는 공개시장조작의 확대를 중심으로 대책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BOJ 내에서 엔고 저지와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강한 자세를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더욱 강력한 완화 수단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게 됐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 확대 등 추가 완화 움직임이 관측되면서 엔고와 달러 약세 가능성을 견제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특히 연준이 추가 완화를 실시할 경우 BOJ는 연준보다 금융완화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엔고 추세에 제동을 걸기 어려운 상황을 피해야 했던 것.
이에 BOJ는 예상을 깨고 4년 3개월 만에 제로금리 정책으로 전환했으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 위험 자산까지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효과 제한적일 것"=BOJ의 전격적인 조치에 도쿄증시 닛케이평균주가는 상승했으며 엔/달러 환율은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한 시장 관계자는 "BOJ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 주가와 엔화에 충분한 배려를 보여줬다"며 "일시적이지만 엔화 가치가 급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은 회의적이다. 엔고나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BOJ의 유동성 공급 부족이 아니기 때문에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칸노 마사아키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신용 프로그램을 확대하더라도 차입 비용을 조금 더 낮추는 것 말고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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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즈호 증권은 BOJ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지금까지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써와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BOJ 부총재를 지낸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국채 매입 조건도 단기물에 한정됐고, 해외 국채 매입을 다루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는 BOJ의 총 35조엔 규모 자산 매입 기금 신설 검토 방침에 대해 위험자산 매입 규모가 1조엔 정도로 소규모에 그쳐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시장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졌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은 정부에..=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BOJ는 분명한 통화완화 스탠스를 취했다"며 "할 수 있는 완화 조치를 다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는 BOJ가 마지막 정책 카드를 소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리타 쿄헤이 바클레이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이번 조치는 사실 양적완화가 아니라 제로금리 정책을 강조한 것으로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둔 것"이라며 "BOJ는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정부에 공을 넘겼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일단 BOJ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 이날 BOJ 정책회의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사쿠라이 미츠로 재무성 차관은 "BOJ가 상당히 진전된 정책 대응을 해줬다"고 평가하며 "정부도 정책 효과가 일어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간 나오토 총리는 총 4~5조엔 규모의 경기부양책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내각에 지시하는 등 추가 대책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BOJ 조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경기회복과 엔고 저지를 위한 각종 추가 대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 영 등 선진국 추가부양 가속 예상= 일본이 금융완화로 또다시 환율 낮추기에 나서며 미국, 유럽 등 타 선진국들도 환율안정과 경기회복세 지속을 위해 추가 부양에 나서지 않을 수없는 입장이 됐다. 이날 BOJ의 결정이 미, 영 등의 추가부양책 도입 움직임에 대한 선제대응 성격이 강한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전날 국채 매입 확대가 경기회복에 도움을 준다며 오는 11월 공개시장위원회의(FOMC)회의에서의 추가부양 도입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BOJ의 결정은 그에게 확신을 더해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럽중앙은행이 지난주 국채매입을 확대한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도 곧 추가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이 경우 앞서 엔고저지를 위해 독자적으로 단행한 외환시장 개입 마냥 일본의 금리인하 효과도 바로 상쇄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