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피해 입은 농가에 보조금 깎는 자유무역 조치 강행 부담

일본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 파트너십(TPP) 참가 논의를 잠정 연기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일본은 당초 오는 6월까지 TPP 참가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대지진 이후 피해 복구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당장 추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가와우치 히로시 민주당 의원은 "TPP의 모든 논의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진 희생과 원자력 사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TPP 참가가 정부 의제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TPP 조기 추진이 어려워진 데엔 다른 이유도 있다. 일본 농가 소득의 평균 47%가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미국이나 유럽 농가보다 보조금 의존률이 월등히 높다. 이에 당초 일본 내에선 TPP로 인해 축산농가 등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대책이 요구됐다.
그런데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해안마을과 농업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설상가상 방사능 물질도 확산돼 일본산 식품수출이 비상이 걸렸다. 정부로선 TPP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가노 미치히코 농업상은 지난 22일 일본 농가에 대외 경쟁력 강화를 요구하는 것을 늦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집권 민주당의 마쓰미야 이사오 의원은 "간 총리가 6월 기한을 지키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도쿄대 농업정책 강사인 혼마 마사요시는 "일본인들은 지진 피해를 본 시골 주민에 동정심을 갖고 있다"며 "지금은 (TPP) 논의에 적절한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TPP 참가가 지연되면 토요타, 미쓰비시 등 해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온 일본 기업들에 타격이 된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은 한미 FTA에 강한 경계감을 갖고 일본의 글로벌 자유무역 동참을 요구해 왔다. 경제 현대화를 추진해 온 간 나오토 총리의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
JP모간 재팬의 제스퍼 콜 주식리서치대표는 "'주식회사 일본'은 TPP 편입에 실패할 경우 글로벌 차원에서 2류 또는 3류 국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