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고민, 애국 vs 삶의 질

그리스의 고민, 애국 vs 삶의 질

송선옥 기자
2011.06.28 11:00

[긴급점검=유럽發 쇼크 오나]27일부터 긴축안 논의 동입... 총파업으로 교통대란

“애국적 양심에 따라 달라”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사진)가 27일(현지시간) 780억유로(1110억달러) 규모의 긴축안 논의에 들어가며 의원들에게 구국을 위한 결단을 호소했다. 29일 실시될 표결에서 긴축안이 부결될 경우 구제금융을 받지 못해 국가 부도(디폴트)라는 초유의 위기사태에 직면해야 한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금 긴축안에 대한 투표가 그리스 국민들을 위한 불확실성을 끝낼 수 있다”며 “동지들이여, 재앙의 한 가장자리에 놓인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를 바꿀 기회가 우리 앞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파판드레우 총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의회의 결정이 어디로 튈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사회당은 그리스 의회 전체 300석 가운데 155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부총재인 토머스 로보폴로스 등은 그리스 국영 전력회사인 퍼블릭파워의 지분매각에 반대해 긴축안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긴축안과 국영자산의 매각안을 둘러싸고 그리스 노동자들의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

그리스 공공노조와 민간노조는 이날부터 48시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벌써 올들어서만 4번째 총파업이다.

이에 따라 100만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아테네의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총파업이 발생한 것은 1974년 군부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 정권이 들어선 후 처음이다.

그리스 공공노조연맹(ADEDY)는 성명에서 “파업은 긴축안을 전복시키는 촉매가 돼 국가 채권자들로부터의 족쇄를 끊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DEDY는 “긴축안이 노동자와 연금 수급자의 권리를 말살할 것이며 실업을 늘리고 젊은 세대를 절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아테네 중심부에는 수만명의 노동자들의 국회 행진을 막기 위해 5000명 이상의 경찰과 고압살수차가 국회에 배치될 예정이다. 일부 시위대들은 게오르게 총리의 국회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주변을 에워싸기로 했다.

공항의 관제사들도 양일간 8시간의 파업을 결정, 그리스 최대 공항인 아테네 국제공항의 모든 이착륙이 올스톱 상태다. 에게항공은 97편의 항공기 스케줄을 재편성했으며 26편의 운항을 취소하기로 했다. 올림픽에어는 52편의 항공편을 취소할 예정이다.

버스와 전차 노동자, 국영 철도 노동자들도 총파업에 가세, 교통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항만 노동자와 언론인, 의료부문 노조, 시 공무원들도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긴축안이 지난 3년간의 경기침체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유럽연합(EU)는 내년 그리스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66%에 달해 유로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긴축안은 식당과 난방유에 대한 세금인상을 담고 있다. 세금이 오르면 그리스 국민의 삶의 질이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스의 토 비마 일간지는 긴축안이 통과되면 4인기준 한 가구당 추가 부담이 연 2795유로(한화 430만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부결하면 그리스는 8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66억유로의 부채를 갚지 못해 유로존 국가 가운데 최초로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수 밖에 없어 그리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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