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55표 얻어... 실행법 통과·국영 자산 매각·노동자 반대는 숙제(종합)
그리스 의회가 28일(현지시간) 재정긴축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그리스는 국가부도(디폴트) 위험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긴축안 표결에서 세율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을 골자로 하는 280억유로의 재정삭감과 500억유로 규모의 민영화 방안 등을 담은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표결에는 300명 의회 정원 가운데 298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155표, 반대 138표, 기권 5표로 긴축안이 가결됐다. 긴축안 승인에 필요한 최소 찬성표수는 151표였다.
집권 사회당은 그리스 의회 300석 가운데 과반이 넘는 155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공전력의 민영화를 비롯해 국유자산 매각에 반대하는 여당내 반대 기류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투표전 가진 의회 연설에서 “정부의 긴축안 계획은 어렵고 긴급한 조치”라며면서 “더 이상의 ‘플랜B’는 없다”며 긴축안 가결을 촉구했다.
◇EU·IMF 내달 120억유로 지원=긴축안은 2015년까지 280억 유로 규모의 세금인상안과 5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각안 등을 담고 있다.
재정긴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약속했던 구제금융 1100억유로 가운데 5차 지원금인 120억유로를 다음달 3일 집행할 예정이다.
만약 긴축안이 부결됐으면 그리스는 다음달 15일까지 6월물 국채 24억유로와 8월20일 5년물 국채 59억유로 등을 상환하지 못해 유로존 국가 가운데 사상최초로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토비아스 블래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전체가 안도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적어도 시간을 벌고 시장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긴축안 가결로 지난 16일 30%까지 치솟았던 그리스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이날 26.56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다른 숙제=그리스는 재정긴축안 가결로 한숨 돌리게 됐지만 당장 30일 500억유로의 국유자산 매각과 관련한 실행법을 의회에서 승인 받아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실행법이 30일 의회에서 부결되면 예산 절감 목표를 추진하는데 상당한 차질이 빚어져 추가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또 그리스 정부는 정부 소유의 에어버스 항공기 4대, 경마 운영권, 전력회사 등을 매각한다는 계획이지만 여당에서조차 반대기류가 형성되고 인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어서 국영자산의 매각도 수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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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 28일 그리스 정부가 자금 마련을 위해 있는 자산을 탈탈 털어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인수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국민과 노동자들의 격렬한 긴축안 반대도 그리스 정부가 넘어야할 산이다.
의회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아테네 곳곳에서는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의회 건물 밖에는 2만명의 시위대가 몰려 경찰과 대치했으며 맥도날드 등 여러 식당의 창문이 깨지고 2대의 차량이 전소됐다.
그리스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가스를 사용하면서 현장에서 시위상황을 보도하던 CNBC 기자는 방독면 등을 착용한 채 생방송을 진행했다.
한편 이번 재정긴축안이 시행되면 4인 기준으로 한 가구당 추가 부담이 연 2795유로(한화 430만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