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은 선진국 경제의 '수난의 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에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유럽은 국가채무위기로 곤욕을 치르면서 역내 경제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
반면 신흥국 경제의 대표 주자인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조정 능력을 무기로 큰 위기 없이 연착륙에 다가갔다. 이런 모습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시작된 '파워 시프트'가 가속화되고 있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신흥시장은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던, 선진시장은 체면을 구겼던 2011년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보면 여전히 신흥 경제가 취약한 면이 많아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신흥국들은 유럽 위기 영향에 일제히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서둘러 부양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경기회복에 들어가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역시 수많은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부흥'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로이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회복 속도를 높여 내년에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9%로 높아졌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8.6%로 크게 떨어지고 소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이 성장 전망을 끌어올렸다.
일본 경제도 뜻밖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럽 위기에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경제활동의 주축인 소비는 의외로 안정된 모습이다. 일례로 편의점들의 10월 기존점포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일제히 10% 이상 증가했다. 또 한 컨설팅회사의 해외투자 신뢰도 조사에서 올해 일본은 21위에 올랐다. 지난해 26위보다 5단계 상승했다. 소비와 투자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처럼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올해 많이 벌어졌다. 그러나 또 수년 뒤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선진시장의 저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당장 미국과 일본 경제의 회복과 성장은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돼 반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