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생산자물가 0.7% 상승, 26개월만에 최저
중국이 '물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예상을 깨고 전년동기보다 4.5%나 상승, '금융긴축 완화→주가상승→안정적 경제성장'이란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데 브레이크가 걸렸다. 작년 8월부터 5개월 동안 이어졌던 물가안정세가 멈춤으로써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를 포함한 금융긴축 완화 정책이 상당히 지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월중 CPI가 전년동기보다 4.5% 상승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4.1%)보다 0.4%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작년 10월(5.5%)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또 전문가들의 예상치 4.0%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정보업체인 Wind에 따르면 29개 전문기관의 1월중 CPI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4%안팎이었다. 전망치의 최저는 3.3%, 최고는 4.6%였다.
1월중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은 ‘춘졔(春節, 설) 효과’로 식품가격이 10.5%나 상승해 CPI를 3.29%나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식품 중에 돼지고기 값은 25.0%나 급등했으며 양곡가격도 6.1%나 올랐다. 반면 비식품가격 상승률은 1.8%에 그쳤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7% 상승하는데 그쳐 2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보다 1.0%포인트 낮은 것으로 작년 8월 이후 6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져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떨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 국채 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생산자물가는 올해 0% 상승에 그치는 등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란 핵문제 등으로 국제원유 값이 상승함에 따라, 중국이 지난 8일부터 경유 및 휘발유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소비자물가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중에 소비자물가가 예상외로 많이 상승함에 따라 2월에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실현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춘졔(1월23일)를 앞두고 시중자금이 경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개시장조작 방식으로 공급한 4770억위안(85조8600억원)의 만기가 2월에 돌아와 2월 중에 지급준비율을 한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었다.
HSBC은행의 취홍빈(屈宏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월 물가상승률이 발표되기 전에 “안정적 성장이 중국정부 거시경제정책의 중심”이라며 “안정성장을 위해 금융긴축을 다소 완화할 필요성이 있으며 2월중에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1월중에 은행의 신규대출이 8000억위안(144조원)으로 시장 예상치 1조위안(180조원)을 크게 밑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부터 매년 1월 신규대출이 1조위안을 넘었지만 올해는 4년만에 그 기록이 깨지는 것이다. 춘졔가 1월에 있어 영업일수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1월중 물가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 인민은행이 통화량을 적절히 조절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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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상존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같은 금융긴축정책 기조를 완화하는 정책은 상반기 중에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오퉁은행 금융연구소는 “올해 연간 CPI 상승률은 작년(5.6%)보다 많이 낮아질 것”이지만 “물가상승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어 금융긴축정책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준율 인하가 연기되고 통화공급량도 줄어든다면 중국의 경기둔화 압력도 다소 높아질 우려가 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8.9%로 2년 6개월만에 9% 아래로 떨어졌으며, 일부 투자은행에서는 올 1분기에 8%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물가충격은 중국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로 발표된 직후 2333.94까지 하락폭을 키운 뒤 전날보다 0.37포인트 오른 2347.90에 전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