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업계, '알파' 스트레스로 골치

글로벌 펀드업계, '알파' 스트레스로 골치

김신회 기자
2012.09.11 15:59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알파(α)'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알파'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수익으로 헤지펀드 등 펀드업계는 '플러스알파 수익'을 근거로 고객으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플러스알파 수익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 개별 자산은 물론 종목과 지역의 경계가 사라지고 시장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족집게 같은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전 세계 뮤추얼펀드 가운데 지난해 각 펀드가 쫓는 대표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27%에 불과했고, 올해도 대다수 펀드가 시장 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펀드매니저들이 알파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risk on, risk off) 현상 탓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동시에 호재에는 위험자산을 매입(리스크 온)하고, 악재에는 위험자산을 매각(리스크 오프)하는 현상을 반복하면서 시장 움직임이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는 말이다.

주리엔 티머 피델리티글로벌스트래티지펀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회장이 모두 같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회장은 다름 아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라고 말했다.

버냉키의 말 한 마디에 시장이 요동치는 탓에 펀드매니저가 힘을 쓸 여지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FT는 시장의 쏠림 현상에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투자 관련 정보와 자금을 손에 쥐게 돼 펀드매니저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게 됐다는 것이다.

존 롱허스트 핌코 신흥시장 주식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자신이 주식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한 1980년대 중반만 해도 유럽 기업들에 대한 정보라고는 영어로 된 연차보고서뿐이었지만 투자하는 데는 그마저도 매우 유리한 정보였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컨설턴트인 데니스 배스틴은 똑똑한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동안 헤지펀드업계의 경쟁력은 예전보다 썩 나아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헤지펀드업계에서 소수의 잘난 매니저를 통해 플러스알파 수익을 기대하는 비효율성이 오히려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결과는 수익률의 하향평준화로 나타났다. 헤지펀드간 수익률 격차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는 평균 잡아 모두 손실을 냈다. 수익률 상위 10%의 평균 수익률은 19.5%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200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었다.

배스틴은 다만 "많은 투자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중요한 것은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투자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는 5~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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