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피에르 레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교수
영유권 분쟁을 일삼는 일본은 아직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시아 전문가인 장 피에르 레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사진)는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이 10일 FT에서 "일본은 미국과 아시아에 꼭 필요한 동맹국이 돼야 한다"고 한 주장은 미국과 아시아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선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주요국보다 내향적인(inward looking) 국가가 됐다고 주장했다. 자국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서는 도통 관심이 없기 때문에 세계관도 없다는 것이다.
레만은 다른 아시아 국가 출신의 미국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의 일본인 유학생은 줄고 있으며, 일본의 토플 성적은 전 세계 꼴찌인 북한 다음으로 나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일본에서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을 지낸 오가타 사다코 이후에는 딱히 국제기구에서 활약한 일본인이 없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레만은 일본은 이처럼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국제적인 이슈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에 대한 일본의 폐쇄성도 문제 삼았다. 일본에는 상주하는 외국인이 극히 적을 뿐더러 대학이나 싱크탱크, 비정부기구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해외 전략도 이미 공중누각이 된 1980년대 버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레만은 일본이 독일처럼 과거청산을 통한 주변국과의 평화도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는 끔찍할 정도이고, 홍콩이나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도 나쁘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이 주변국과 불화를 겪고 있는 것은 중상주의적인 행동과 과거 악행에 대한 양심 결여 속에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아둔하게 주변국에 자기 자신만 내세웠다"는 것이다.
레만은 또 미국이 2차 대전 직후처럼 과거를 눈가림하고 일본을 아시아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동맹국으로 포용하면 아시아 내에서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미국의 위상이 더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일본이 자신을 열어젖히고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