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올해가 3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절벽'에 대한 극적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8.20포인트(1.21%) 하락한 1만2938.4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5.67포인트(1.11%) 떨어진 1402.43, 나스닥지수는 25.59포인트(0.86%) 밀린 2960.31로 마감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 지도부는 백악관에서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재정절벽' 회동에도 불구 하락폭 커져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미 의회가 지난 21일부터 휴회에 들어가면서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도 잠시 중단됐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상원의원은 논의 재개를 위해 휴가를 서둘러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을 비롯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와 만났다.
그러나 장 마감 직전 이들이 재정절벽 협상을 위한 회동에 들어가면서 증시는 오히려 하락폭을 키웠다. 이날도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전 종목이 고르게 떨어진 가운데 특히 에너지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피바디 에너지는 2.42% 하락했고, 발레로 에너지도 2.19% 떨어지며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이번 주 들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1.9% 떨어졌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최장 기간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그러나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12% 높은 상태다.
발렌타인 파트너스의 그레그 피터슨 투자연구책임자는 "시장이 어떤 뉴스에도 급히 방향을 틀 준비가 돼 있다. 그 뉴스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마찬가지"라며 "시장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정부가 소통하거나 타협하지 못하고 마비 상태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30일 오후 6시 의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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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좋았지만 시장 반응은 無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재정절벽에 쏠렸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두 달째 확장세를 이어갔다. 미 시카고 구매자협회는 12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50.4에서 증가한 것이며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51.0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카고 구매자협회 지수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50을 기점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이 구분된다.
앞서 발표된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지표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데 이어 제조업경기의 회복세를 또 한 번 확인해준 셈이다.
지난달 미결주택 매매건수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미국의 11월 미결주택 매매 지수가 전월 대비 1.7% 증가한 106.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4월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1.0% 증가를 상회하는 것이다. 미결주택 매매 지수는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무디스 애널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경기가 모멘텀을 확립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주택을 구매하기 적절한 시기라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고 있으며 모기지금리는 여전히 최저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재정절벽 논의 진전없자...금값·유가 하락
지지부진한 재정절벽 협상에 금값도 하락했다. 금 선물은 주간 하락세가 2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을 앞두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
금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당 8.10달러, 0.5% 떨어진 1655.90달러에 거래됐다. 주간으로는 0.2% 낮아진 것이다.
국제 유가 역시 수요는 낮은 데 비해 공급량이 9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8센트(0.20%) 하락한 90.80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34센트(0.31%) 떨어진 110.46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미 에너지청은 지난주 가솔린 재고가 378만배럴 증가한 2억231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8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 3월 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컨플루언스 투자운용의 빌 오그래디 수석 증시전략가는 "휘발유 재고는 크게 증가한 데 반해 수요는 약해졌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지만 협상에 큰 진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