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산업부 장관 "유로화 강세, 유로그룹과 G20 회의서 문제제기할 것"
미국과 일본 등의 양적완화(QE) 조치로 유로화의 평가절상이 가팔라지면서 유로존 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벌써 유로존이 '환율전쟁의 첫 희생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율정책에 대한 유로존 국가간 입장이 달라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환율에 민감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30일(현지시간) 치솟는 유로화 가치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로존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은 기자들에게 "유로화는 유렵 경제 상황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다"며 우려했다. 유로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선 14개월, 일본 엔화에 대해선 33개월 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몽트부르 장관은 "우리는 이 문제(유로화 강세)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에서 다룰 것이며 대통령과 총리, 프랑스 정부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달러화와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기한을 정하지 않은 무제한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22일엔 일본은행(BOJ)이 2014년부터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랑스 고위 관리는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에 대한 신뢰감 개선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수출업체들은 타국의 금융정책으로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로이터에 "공정한 환율 시세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국제기구의 손에 달렸다. 유로그룹과 G20 회의가 출발점이 될 것이다"며 "우리는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로존의 많은 국가가 유로화 강세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대응책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유로존 재정개혁의 '군기반장'인 독일이 유로화 평가절하를 겨냥한 '양적완화'에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실시할 경우 남유럽에서 진행중인 재정긴축과 구조개혁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응해 내놓은 해법들이 결실을 맺기도 전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이다.
더욱이 ECB가 실제적으로 유로화 강세를 막는 것도 힘들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재 제로(0) 수준인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인하하는 것이지만 독일 등 일부 국가의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 이날 독일 주간지 자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한 정치적 영향 행사는 장기적으로 물가의 안정성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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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 차이도 문제다. 도이체방크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 강세가 경제에 타격을 주는 수준은 독일이 유로당 1.54~1.94달러이며, 프랑스는 1.22~1.24달러, 이탈리아는 1.16달러이다. 현재 유로화 환율이 유로당 1.35달러 선이기 때문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유로화 강세로 타격을 입고 있는 반면 독일은 느긋한 처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이 환율전쟁의 첫 희생자"라고 지적한 뒤 "유로존의 성장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가 다시 약세를 보이게 하려면 유로존 위기 우려를 다시 고조시켜야 한다"고 유로존이 처한 복잡한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