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대통령 투표 용지에서 포르노 스타, 여배우 등 이름 나와

이탈리아 의회가 18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 선출에 실패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포르노 배우와 여배우, 축구감독 등의 이름을 적어내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정국 혼란을 수습할 새 대통령 선출하는 의회 투표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 포르노 배우 로코 시프레디(사진)의 이름이 적힌 표가 몇장 나왔다.
이탈리아 하원 의장 로라 볼드리니는 심각한 목소리로 시프레디(48)에 대해 "대통령 후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선 대통령이 되려면 만 50세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여배우 소피아 로렌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아내 베로니카 라리오의 이름이 적힌 투표 용지도 있었다. 또 대통령 후보인 프랑코 마리니 전 상원의장과 성이 같은 여배우 발레리아 마리니의 이름을 적은 의원도 있었다.
발레리아 마리니는 이 소식을 들은 뒤 AFP에 "기쁘다. 아이러니 한 것을 알지만 그래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가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탈리아 정치권에선 2달 내내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태의 심각성과는 달리 이날 회의장에선 표에 적힌 이름이 낭독될 때마다 의원들 사이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 의원은 이탈리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배우 우고 토그나지가 연기했던 극중 인물 라파엘로 마세티를 적어내기도 했다. 축구 사랑이 깊은 이탈리아답게 이탈리아 전 국가대표 감독 지오반니 트라파토니도 한표를 받았다.
한편 이탈리아 의회는 이날 두 차례 투표를 했으나 당선에 필요한 3분의 2 득표자가 없었다. 대통령에 선출되려면 상하 양원 의원과 지방정부 대표 58명 등 총 1007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표 가운데 3분의 2인 672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의회는 19일 오전 세 번째 투표를 실시한다. 네 번째 선거부터는 단순 과반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내각제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에 불과하지만 다음달 15일 임기가 종료되는 조르조 나폴리타노 현 대통령은 의회해산권이 없어 조기 총선 일정은 새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에야 잡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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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선 지난 2월 24~25일 실시된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아 단독정부가 구성되지 못한 뒤 연정 구성 협상이 번번이 무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