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궁지에 몰린 미국과 스노든의 인기

[기자수첩]궁지에 몰린 미국과 스노든의 인기

유현정 기자
2013.07.15 17:10

몇 년 전 '구글링'이 유행한 적이 있다. 구글링은 검색사이트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일을 총칭하는 단어인데, 실제로는 조금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지인들의 이름 혹은 아이디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과거 그 사람의 행적을 보여주는 게시글이나 사진들이 주루룩 검색됐기 때문에 일종의 '신상 털기' 같은 개념이었다.

언뜻 저속해 보이는 취미지만, 몇 년이 지난 후 알고 보니 세계 최고 강대국인 미국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다. 물론, 더 정교하고 시스템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말이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 정보기관의 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을 폭로하면서 미국이 동맹국의 통화기록과 인터넷 트래픽 등을 감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렸다. 지난주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의 미국기업에 대한 전략적 해킹을 걸고 넘어지려다가 되로 주고 말로받았다. 중국이 스노든의 폭로 때문에 자신들이 외려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이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범유럽 차원의 엄격한 정보보호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 타깃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다.

반면 스노든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러시아 미녀 스파이로부터 공개 청혼을 받는가 하면 스웨덴 우메오대학의 스테판 스발포르스 교수는 스노든이 인류의 기본권과 자유 옹호에 힘썼다면서 그를 노벨평화상에 추천했다.

정확히 말하면 스노든의 용기에 대한 환호일 것이다. 스노든은 "나는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기록되는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는 누구든지 자신의 세밀한 의식과 행동을 허락하지 않은 아무에게나 노출하고 싶지 않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 도중 "어떤 나라든 그 같은 정보수집활동을 다 한다"고 했다. 미국이 그 같은 감시활동을 했던 데 대한 정당화 발언이다. 그렇게 떳떳할 일이라면 3주째 모스크바 공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스노든의 망명 정도는 이제 '쿨하게' 눈감아줘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