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닌텐도 '패미컴' 출시 30년과 기업의 혁신

[기자수첩]닌텐도 '패미컴' 출시 30년과 기업의 혁신

최종일 기자
2013.07.21 16:18

애플 이전에 혁신의 대명사는 일본의 닌텐도였다. 위기 때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도전은 큰 결실을 맺었다. 화투, 카드 제조업체에서 완구업체를 거쳐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선구자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과 창조가 발판이 됐다.

하지만 1983년 7월 출시됐던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패미컴)' 발매 30주년을 맞아 일본 언론들이 내놓는 기사들은 성공의 비결보다는 패미컴 개발 책임자였던 우에무라 마사유키와의 인터뷰을 게재해 과거 잘 나가던 시절을 돌아본다거나 닌텐도가 직면한 위기와 밝지 않은 미래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닌텐도가 처한 상황이 이를 설명한다. 지난회계연도 영업손실은 364억엔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맞았다. 2007~2008년 5만엔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는 1만엔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게임의 인기 상승에 따라 향후 수익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엔 모바일게임 하나의 인기로 주가가 급등한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에 시가 총액이 밀리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달 교토에서 열린 주총에선 구조조정을 부정하고 실적 개선을 약속하는 이와타 사토시 사장에게 주주들이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2008년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유망 기업 1위이자 한때 도요타에 이어 일본 시총 2위를 기록했던 기업의 추락을 주주들이 지켜만 보고 있을 순 없었을 것이다.

지난 1889년 창업, 10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닌텐도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화투 회사에서 1960년대 완구업체로 변신했고, 1970년대 오일쇼크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오락에 지출하는 돈을 줄이자 비디오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해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회사에 대한 기대이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지 못하다. 산케이는 "기업이 번영하는 기간은 약 30년으로 가정용 게임기 사업 모델은 큰 전환점에 있다. 하지만 닌텐도가 스마트폰용 게임의 위상을 받아들이는 반전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부활의 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여 있는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기업간 경쟁에선 더욱 그렇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