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상공 포함한 구역 설정,새로운 분쟁 불씨···서해로 확산하면 韓과도 마찰우려

중국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치하자, 미국과 일본이 역내 안정을 해치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중국이 정찰기를 띄운데 맞서 일본이 전투기를 긴급 발진하는 등 양측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24일 중국군 정보수집기 2대가 전날 오후 센카쿠 열도 북방 동중국해의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고 밝혔다. 일본 영공을 직접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정찰기 1대가 센카쿠 영공 40㎞까지 접근한 후 북상했다.
이번 비행은 중국 국방부가 전날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에 따른 것이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이 아니라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지역이다. 다만 해당 국가가 영공방위를 명분으로 군사적 조처를 취할 수 있는 구간인 만큼 이 구역을 통과하려면 사전 통보 등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
중국도 전날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서 이 구역을 지나는 모든 항공기는 자국 통제에 따르도록 했다. 아울러 이 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무장력을 동원해 '방어적 긴급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설정한 구역이 상당부분 주변국 방공식별구역과 겹쳐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센카쿠 열도와 오키나와 등이 포함된 일본과는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미 양측은 방공식별구역 침범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인 전례가 있다.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선언 1주년을 앞둔 지난 9월 초, 중국 무인항공기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자위대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충돌 직전까지 가는 위기를 겪었던 것.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 정부는 강하게 항의했다.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23일 한즈창(韓志强) 주일 중국대사관 공사에게 방공식별구역 설치가 "중일 대립 사태를 격화시키는 조치"라고 엄중 항의했다. 일본은 25일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자국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미국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이 역내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4일 "중국의 조치는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이라며 "중국 측에 강력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역내 우방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성명을 발표해 "중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내 미군의 작전 수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적당한 시기에 방공식별구역을 다른 지역에도 설정하겠다고 밝혀 서해, 남중국해 등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설치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도 공역을 둘러싼 마찰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해양국이 지난해 "이어도가 중국의 관할"이라고 선언했고, 해경 헬기 등 중국 관용기가 10여 차례 우리 해양기지가 있는 이어도 상공에 출현하는 등 갈등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