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관련 업종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은행주들이 하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6.25포인트(0.29%) 하락한 2175.4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37.39포인트(0.2%) 내린 1만8495.6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20.90포인트(0.4%) 떨어진 5204.5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아시아와 유럽 증시 부진으로 장 초반부터 불안하게 출발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3대 지수 모도 하락 반전했다. 오후 들어서도 분위기를 바꿀만한 호재가 없어 반등 기회를 찾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1.41%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금융 업종도 0.77% 떨어졌다. 10개 업종 지수 가운데 6개 업종이 하락했다.
◇ 국제유가, 美 원유재고 예상밖 증가에↓…WTI 2.5%↓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2% 가까이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6달러(2.48%) 하락한 41.7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94달러(2.09%) 내린 44.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를 끌어 내린 것은 미국의 원유 재고 통계였다.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예상을 깨고 110만배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원유 선물 인도 지역인 오클라호마 주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 역시 116만3000배럴 늘었다.
휘발유 재고가 크게 줄었지만 예상 밖 원유 재고 증가에 묻혔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280만배럴 감소하며 4월 중순 이후 두 번째 큰 낙폭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11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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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 역시 50만배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200만배럴 감소했다.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은 일평균 25만5000배럴 줄었다. 정유공장 가동률은 전주보다 1.1%포인트 줄어든 92.2%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은 30만4000배럴 감소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악재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의 7월 산유량은 하루 1067만배럴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였던 6월 1056만배럴를 다시 웃돌았다.
사우디는 여름철 무더위로 에어컨 등의 가동이 늘면서 증가한 국내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사우디 정책 관계자는 올해 여름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50만배럴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다른 OPEC 회원국들은 생산량 동결 및 축소를 모색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러시아 및 이란 등에게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이란 파르스통신(FNA)에 따르면 이란은 원유 생산량 목표치를 일일 385만배럴로 잡고 있으며 향후 5년 안에 이를 46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 달러, 기준금리 인상 전망 후퇴 '약세’
달러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이틀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 하락한 95.6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8% 오른 1.118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61% 하락한 101.27엔을 나타내고 있다. 약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파운드 가치는 0.11% 상승하며 1.3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이번 주 발표된 경기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발표된 고용지표는 기대를 크게 웃돌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10일 발표된 생산성 지표는 3분기 연속 하락하며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국제 금값, 달러 약세에 0.4%↑…팔라듐 급등 '14개월 최고치’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와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 전망에 상승하며 1350달러 선을 돌파했다. 특히 팔라듐은 중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 소식에 급등하며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2달러(0.4%) 상승한 1351.9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32센트(1.6%) 오른 20.17달러에 마감했다.
가솔린 자동차의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은 온스당 32.05달러(4.6%) 급등한 726.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백금 역시 2% 급등한 1183.1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구리도 1% 상승했다.
리베르타스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아담 쿠스 대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증시 부진이 금속 가격을 끌어올렸다”며 “투자자들이 금 이외의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면서 팔라듐과 은이 금값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럽증시, 유가 하락·실적 부진 여파, 6일 만에 하락 반전
유럽 증시가 국제 유가 하락과 기업들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엿새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2% 하락한 343.98을 기록했다.
나라별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영국 FTSE 지수는 0.22% 상승한 6866.42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DAX 지수는 0.39% 내린 1만650.89를, 프랑스 CAC 지수는 0.36% 하락한 4452.01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원유 업체인 툴로가 2.1% 하락한 것을 비롯해 스타토일도 2.34% 떨어졌다. 원유 장비업체인 에이멕 포스터 휠러도 3.6% 내렸다.
실적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산업용 효소 제조업체인 덴마크의 노보짐(Novozymes)은 실적 부진과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여파로 11.8% 급락했다. 독일 에너지업체인 에온(E.ON SE)도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7% 넘게 떨어졌다.
프랑스의 6월 산업생산도 정유 업체의 파업 영향으로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