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 트럼프 당선]대선이 남긴 숙제 '사회 재통합, 제도 불신 해소해야"

미국 대선이 ‘아웃사이더’의 반란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역사상 가장 추악했던 선거는 아웃사이더의 반란이 주는 쾌감이나 변화에 대한 희망을 앗아갔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확인한 미국의 고질병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하는 숙제만 남았다.
◇ 양분된 미국, 재통합 시급
전문가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둘로 갈라진 미국을 재통합하는 작업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은 남성과 여성, 청년과 중장년층,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부자와 저소득층으로 양분됐다.
8일(현지시간) 출구조사에 따르면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후보가 갈렸다. 남성의 53%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반면 여성 유권자의 54%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또한 44세 이하의 유권자들은 클린턴에게 한 표를 행사한 반면 45세 이상의 경우 트럼프 지지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인종과 학력, 소득에 따른 차이도 명확했다. 백인의 경우 약 60%가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흑인과 라틴계는 각각 88%와 65%가 클린턴 편에 섰다.
학력과 소득수준에 따라 지지 후보도 달랐다. 저학력이거나 연봉 5만달러 이상인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했다. 반면 대학교 이상의 학력 소지자와 소득 5만달러 미만인 경우 클린턴을 지지했다.
영국 BBC 방송 북미 편집인 존 소펠은 "누가 이 소란스럽고 분열적인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신임 대통령으로서 허니문 같은 것은 누리지 못할 것이다. 허니문에 대한 분노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 정부‧법 등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도 극복해야
조지 맨슨 대학의 제니 위델 교수는 트럼프의 부상은 정부와 사법체계, 언론을 포함한 사회 제도에 대한 불신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패배시 불복할 수도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상식 밖의 말이었지만 사회가 불공평하다고 느껴왔던 유권자들은 그의 말에 공감을 나타냈다.
최근 갤럽이 미국에서 실시한 ‘사회제도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 1970년대 이후 전체 17개 기관 가운데 12개 기관의 신뢰도가 하락했다. 은행과 의회, 대통령, 학교, 언론,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모두 낮아졌다. 신뢰도가 높아진 것은 단지 4개에 불과했고 군에 대한 신뢰도만 유일하게 큰 폭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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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델 교수는 “사회적 믿음이 없는 경우 시민들은 일반적인 사회제도에 대해 부정적이며 친구나 가족과 같은 폐쇄적인 집단에 의존하게 된다”며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장년층의 자살률이나 약물남용이 급증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흐름은 지배 계층에 대한 반감과 체제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기 쉽다. 브렉시트와 독일 극우정당의 부상, 프랑스 극우정치인인 마린 르펭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호무역주의와 민족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공약에 공감을 나타낸 이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