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후원' 이라크 민병대 첫 공격…긴장고조

美, '이란 후원' 이라크 민병대 첫 공격…긴장고조

임소연 기자
2019.12.30 13:55

美-이란, 이라크 내 친이란-반이란 세력 놓고 서로 의심 '세력다툼'

지난 5월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미국 국기를 태우고 있다/사진=AFP
지난 5월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미국 국기를 태우고 있다/사진=AFP

미군이 29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를 공격하면서 미국-이란 갈등에 애꿎은 이라크가 그 싸움터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군은 이라크 서부 시리아 국경지대 안바르주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 군사시설 5곳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정밀 방어 타격을 했다"면서 군사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공격한 건 처음이다. 특히 미군은 이번 공격이 27일 이라크 키르쿠크 K1 군기지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미군은 해당 로켓포 공격을 한 주체가 카타이브 헤즈볼라라고 본다.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이란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 미뤄, 사실상 미국의 ’보복‘은 이란을 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번 공격을 “미국의 이란에 대한 직접적 공격을 내포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최대 압박‘ 전략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7일(현지시간) 이란 중국 러시아 3개국 해군이 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 공해에서 합동훈련을 했다/사진=AFP
27일(현지시간) 이란 중국 러시아 3개국 해군이 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 공해에서 합동훈련을 했다/사진=AFP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 이란핵합의(JCPOA)를 폐기하고 이란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올 5~6월 호르무즈 해협 부근 유조선 피격, 이란군의 미국 무인 정찰기 격추,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시설 피격 등 대형 사건이 잇따르며 심화했다.

이 가운데서 이라크는 이란과 미국이 서로 배후를 의심하는 싸움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반정부 유혈시위에서 ’이란 정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이란 정부는 “미국이 이라크 배후에서 반이란 정서를 조종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28일에는 이라크 의회 내 친이란 정파가 추천한 총리 후보에 반대하며 바흐람 살리 대통령이 사임하자 친이란 세력이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대로 미국은 이라크 민병대와 반미 세력을 부추겨 미국을 공격하고 있다고 의심해 이번 공격을 감행하기에 이르렀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중동 전역에 걸쳐 일어난 많은 악행의 배후가 이란일 가능성이 컸고, 따라서 최근 이라크 미군 기지 공격도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의심한다"고 했다.

미국은 중동에 있는 미국인, 미국, 미국 시설을 시아파 민병대 등 친이란 무장조직이 공격하면 이를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두 달간 미군 주둔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최소 10회 발생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공격이 멈추지 않으면 미군은 추가 공격을 할 것”이라며 “이란과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미군의 방어 행동을 막으려면 미국과 연합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이라크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과 러시아와 손잡고 '반미' 전선을 확장하려고 한다. 27일엔 이란 중국 러시아 3개국 해군이 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 공해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NYT는 군사훈련 장소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미국과 그 연합 진영을 겨냥한 거라고 봤다.

지난 8월 미국의 제재 이후 이란의 일일 석유 수출량은 2013년 하루 110만 배럴에서 현재 하루 5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이란의 석유 최대 수입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JCPOA를 철회한 것을 두고 “미국이 비인간적으로 이란을 괴롭히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란 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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