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의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PADO]

중국군의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PADO]

김수빈 PADO 매니징 에디터
2023.06.25 06:00
[편집자주] 군함은 '떠다니는 영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제법상 다른 나라 항구에 정박해 있더라도 해당 국가가 관할권을 행사하는 데 제한이 있습니다. 주재국도 다른 나라의 군함에 대한 공권력 행사를 조심스러워합니다. 2022년 美 펜실베니아대 페리월드하우스 '글로벌 정책 신진학자상' 수상작으로 2023년 5월 22일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아래 에세이는 미국에 비해 해외 해군 기지 네트워크가 취약한 중국이, 자국기업이 전세계에 개척한 상업항을 군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비록 상업용 항구라 하더라도 중국 해군의 군함이 기항해 있으면 중국의 주권이 해당 지역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중국의 '은밀한' 해외 세력 확장을 우리도 주시해야 합니다. 기사 전문은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아테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그리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현지시간) 아테네 피레우스에 있는 중국 선사인 코스코의 화물 터미널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방문하고 있다.   ? AFP=뉴스1
(아테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그리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현지시간) 아테네 피레우스에 있는 중국 선사인 코스코의 화물 터미널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방문하고 있다. ? AFP=뉴스1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주시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이토록 강력한 도전자에 직면한 적이 없었던 미국은 2월에 발표한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을 "거의 동등한 수준의 경쟁자"로 묘사했다. 미군에게 중국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체제에서 효과적인 국방을 위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되었다.

미국의 국방전략은 아직 중국이 제기하는 핵심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상적인 대양해군과 더욱더 치명적인 미사일전력에서 드러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급속한 현대화만 주목하다가 중국의 글로벌 세력투사의 또 다른 중요 기반인 경제적 입지를 놓칠 위험이 있다. 중국은 많은 국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국제무역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인프라를 상당 부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통제력은 특히 해상운송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중국 기업이 전 세계 항만 터미널의 자금 조달, 설계, 건설, 운영, 소유에서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러한 항만 네트워크는 중국의 세력투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군사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의 세계적인 배치 태세를 그대로 따라할 수 없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전 세계에 설치한 군사기지를 기반으로 작전하는 전진 배치 전력을 유지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군은 2017년 지부티(아프리카 동북부 홍해 입구에 있는 소국-역주)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했는데,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른 기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대신 중국 기업이 세계 곳곳에 확보한 항만 인프라를 민간-군사 겸용으로 활용해 중국군의 작전 범위를 넓히도록 뒷받침함으로써 중국은 조용히 미국의 '항만 경쟁자'가 되었다.

컨테이너선에서 군함으로

중국 기업은 현재 100개에 가까운 전 세계 주요 지역 상업항에서 터미널을 소유하거나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항만 네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물론 국제무역이지만, 이 핵심 인프라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글로벌 작전을 지원하기도 한다. 물론 상업용 항만시설은 일반적으로 첨단 군사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되지 않았지만, 거의 모든 상업항을 다양한 군사적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이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해외 항만 터미널 수십 곳을 중국 해군이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패턴이 새롭게 나타났다. 이러한 항구에서 중국 군함은 외교적 효과를 위해 중국 국기를 게양하고 급유, 보급, 심지어 전문적인 유지보수와 수리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항구에는 싱가포르, 다르에스살람(탄자니아), 피레우스(그리스) 등이 있다. 또한 중국의 상업용 항만 네트워크는 이미 중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증가하는 인민해방군의 임무를 지원하는 병참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항만 확장은 무엇보다도 상업적 요인에 좌우되는 경제적 현상이다. 중국 상품 무역의 90% 이상이 해상 무역이며, 이는 세계 평균인 80%를 상회한다. 전 세계에 걸친 항구는 중국이 에너지, 광물, 농산물, 기타 글로벌 상품을 수입하는데 필수적인 통로이다. 현대식 컨테이너 터미널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막대한 중국산 제품의 수출을 용이하게 한다. 중국 경제발전 모델에서 국제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 글로벌 해상운송 산업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드루리 해양리서치'와 우리가 자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중국 기업은 전세계 100대 컨테이너항 중 36개에서 하나 이상의 터미널을 소유하거나 운영하고, 중국 본토에 추가로 25개 항구가 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국제 해상운송 허브 중 61%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선박의 총 화물 톤수 기준 세계 10대 항구 중 8개, 화물처리량 기준 10대 항구 중 7개가 중국 본토에 있다. 2022년 말까지 중국 기업들은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걸쳐 53개국 95개 항구의 소유권이나 운영 지분을 획득했다.

중국의 글로벌 항만 진출에는 경제적 목적만이 아니라 전략적 목적도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시장과 천연자원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것을 핵심 외교정책 목표로 삼고, 중국 기업이 항만이나 해상운송 같은 분야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 투자, 인프라를 통해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려는 글로벌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 출범으로 이러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확대했다. 이러한 정책은 항만 분야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업계 리더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동중국해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비롯한 인민해방군 함정들이 2018년 4월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중국해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비롯한 인민해방군 함정들이 2018년 4월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 보자면 상업적인 차원에서 특정 항구가 가지는 이점, 즉 주요 시장과 자원, 주요 항로, 해상 요충지로의 근접성은 해군력 투사에도 마찬가지로 이점이 된다. 중국 기업들은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구와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처럼 상업적 이점이 뚜렷하지 않은 장기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경우도 있고, 로스앤젤레스 항구처럼 시장 논리가 명확하고 군사적 이용 가능성이 거의 없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몇 개의 항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상업적 목적과 전략적 목적이 모두 존재한다. 국제무역은 국부(國富) 증진에 필수적이며 항구는 국제무역에 필수적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중국의 국가이익과 수출입 물류를 보호하는 '전략적 임무'를 인민해방군에 부여했다고 2015년 중국 군사전략 보고서에 밝혔다.

상업항은 인민해방군의 글로벌 작전에 필수적인 병참 플랫폼이 되었다. 중국이 소유하고 중국이 운영하는 이러한 시설에서 해군함정은 특수연료, 오일, 윤활유를 보충하고 군사물자, 장비, 인력을 다시 실을 수 있으며 일부 시설에서는 유지보수와 수리도 할 수 있다. 해외 항만시설은 또한 중국 터미널 운영자가 선박 이동 및 무역 거래에 대한 독점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중국의 정보역량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는 항만 내 군사화물이나 군사활동을 모니터링할 때 더욱 가치가 있다. 이스라엘의 하이파 항구처럼 중국 소유 항구가 주재국 군사기지와 함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항구의 상업터미널은 다른 나라 군대의 작전 루틴, 인력, 필요 사항, 움직임을 관찰하기에 편리한 장소이다.

그래도 전시(戰時)에 중국의 해외 상업항 네트워크에서 인민해방군이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만한 범위는 제한적이다. 항구의 군사적 이용은 주재국을 분쟁에 끌어들여 분쟁당사국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또한 중국이 주재국과 군사동맹이나 방위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러한 민간-군사 겸용 항구를 활용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렇듯 공식적인 안보조약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해외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적고 전투에 대비한 항만 플랫폼을 가질 필요도 적다.

반면에 중국 해군함정이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를 통해 투사하는 평시(平時) 군사력은 이미 국제 안보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중국 해군의 지속적인 존재는 다른 나라 해군의 군사태세와 루틴을 변경하도록 압박하고, 중국의 군사 능력에 대한 세계적 인식에 영향을 미치며, 다른 나라가 자국의 경제적 자산과 이익을 보호하려고 중국에 도전하는 것을 잠재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항만 활동의 성격과 범위, 그 활동이 중국의 이익에 기여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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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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