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애도의 날인데"... 테러 슬픔에도 공습 수위 높인 러시아

"국가 애도의 날인데"... 테러 슬픔에도 공습 수위 높인 러시아

김희정 기자
2024.03.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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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력·가스 인프라 타깃 공습…사상 최악 콘서트홀 테러 충격에도 맹공

지난 2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가옥들이 파괴된 현장을 살피고 있다./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가옥들이 파괴된 현장을 살피고 있다./AP=뉴시스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0년 만에 최악 테러에 전세계가 애도를 표한 '국가 애도의 날'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피 튀기는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 발생 전인 21일 우크라이나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한데 이어 양측은 에너지 시설을 표적 삼아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 지역 상공에서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드론 11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피해 상황을 밝히진 않았으나 러시아 사법 당국과 가까운 바자 텔레그램 뉴스채널은 남서부에서 가장 큰 화력발전소 중 하나인 노보체르카스크 발전소가 화재가 우크라이나 드론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새벽 화재로 두 개의 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했으나,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노보체르카스크의 소유주는 OGK-2로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인 가즈프롬의 자회사가 관리한다. 우크라이나 군은 24일에도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선박 2척을 공격했다.

러시아 역시 22일 대규모 테러 참사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테러의 책임이 우크라이나와 무방하지 않은 듯 메세지를 흘려 러시아 국민의 결집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푸틴 대통령이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한 24일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 공습을 감행해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가 러시아 미사일 29개 중 18개와 샤헤드 드론 28개 대부분을 격추했다.

특히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중 일부가 38초 가량 폴란드 상공에 진입했다. 이날 러시아 Tu-95 전투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2시쯤 폴란드 상공으로 2㎞ 깊이까지 침범한 후 빠져나갔는데 더 깊이 들어왔다면 공습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스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상공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현지 당국은 우크라이나 수도 상공에서 10기의 러시아 미사일이 격추됐고 에너지 인프라를 표적 삼아 폴란드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 극서쪽 리비프 지역을 겨냥해 약 20기의 미사일과 7기의 드론이 격추됐다고 보고했다. 이날 러시아의 밤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서부 국영 나프토가즈의 일부 에너지 시설이 손상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는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오데사 지역 다뉴브 항구 인프라도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전력 인프라와 가스 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번 공격은 나흘 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세 번째 대규모 공격이다. 지난 20일에는 수도 키예프를 집중 공격했고 21일에는 지난 2년 간의 전투 중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시설을 정조준해 공격했다. 러시아 흑해의 본거지인 세바스토폴은 지난주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력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미콜라 올레슈추크 러시아 공군 사령관은 모스크바 외곽 콘서트홀 테러가 발생한 22일에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크림반도는 우리 것이다! 공동으로-승리를 향해!"라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전의를 다졌다. 뱌체슬스브 그라드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밤새 총격이 발생해 미사일 10발이 격추됐고 2명이 부상당했다고 텔레그램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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