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서 총 쏘고도 영웅 대접…보험사 CEO 살해 용의자 체포

뉴욕 한복판서 총 쏘고도 영웅 대접…보험사 CEO 살해 용의자 체포

윤세미 기자
2024.12.10 13:21

지난주 뉴욕 한복판에서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고위 경영진을 총격 살해한 용의자가 다른 지역에서 체포됐다. 아이비리그 출신의 26세 남성 루이지 만조니다.

유나이티드헬스 보험 부문 CEO 총격 살해 유력 용의자인 루이지 만조니/AFPBBNews=뉴스1
유나이티드헬스 보험 부문 CEO 총격 살해 유력 용의자인 루이지 만조니/AFPBBNews=뉴스1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경찰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한 맥도날드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맥도날드 직원은 혼자 매장을 방문한 그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출동 당시 만조니는 한쪽 구석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노트북을 보고 앉아 있었으며, 경찰관이 최근 뉴욕에 방문한 적이 있냐고 묻자 입을 다물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울러 만조니는 여러 개의 위조 신분증과 3D 프린트된 미등록 총기 등을 소지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약 3장 분량의 자필 메모도 발견됐는데, 뉴욕 경찰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미국 기업에 적의를 품고 있는 것 같다"고만 언급했다. 현지 경찰은 살인 및 무면허 총기 소지와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만조니를 기소했다.

WSJ은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낸 만조니를 예상보다 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그가 미국 아이비리그 소속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공학 인재였던 탓이다. 학창 시절 만조니의 친구들은 만조니를 호감 가는 친구이자 공부를 잘하고 침착한 편이었으며 기술과 로봇 공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힐튼호텔 앞에서 유나이티드헬스 보험 부문 CEO인 브라이언 톰슨을 향해 총을 겨누는 남성이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톰슨 CEO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도주한 용의자는 뉴욕경찰이 쫓고 있다. /로이터=뉴스1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힐튼호텔 앞에서 유나이티드헬스 보험 부문 CEO인 브라이언 톰슨을 향해 총을 겨누는 남성이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톰슨 CEO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도주한 용의자는 뉴욕경찰이 쫓고 있다. /로이터=뉴스1

만조니는 지난 4일 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앞에서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 보험 부문 CEO을 향해 세 발의 총격을 가한 뒤 유유히 도주했다. 경찰은 CCTV에 찍힌 용의자의 얼굴을 공개하고 수배에 나섰다.

이후 만조니는 대중의 원성을 받는 미국 의료보험사 경영진을 처단해 단숨에 민중의 영웅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미국 누리꾼들은 어떻게든 환자들에게 최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려는 보험사를 상대로 공격을 자행한 그를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이에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영웅이 아니다"라며 "미국에선 이견을 해결하거나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기 위해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구글과 메타는 만조니의 SNS 계정을 모두 삭제 조치했다.

미국 수사기관은 만조니가 톰슨 CEO를 살해한 동기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만조니는 최근 허리 건강이 악화돼 척추에 나사를 고정하는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범행 동기와 연관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WSJ은 만조니의 반자본주의적 성향이 범행을 부추겼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만조니가 지난 1월 시어도어 존 카친스키의 '산업 사회와 그 미래'를 읽고 남긴 글이 단서가 될 수 있단 설명이다. 만조니는 서평에서 온라인으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다며 '평화로운 시위가 효과가 없다면 생존을 위해 폭력이 답일 수 있으며, 그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런 폭력은 테러가 아니라 전쟁과 혁명의 일환'이란 내용이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윤세미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