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가 더 빨리 가난해진다…중국이 본 이유는?

베이징·상하이가 더 빨리 가난해진다…중국이 본 이유는?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12.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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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재판매 베이징 -14.1% 상하이 -13.5%…
정부 "쌍십일절 할인판매 일찍 시작된 탓" 설명,
민간선 "외자기업 철수 충격파 양대도시 직격"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0일 오후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화웨이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이날 공개된 화웨이의 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를 살펴보고 있다. 2024.09.10.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0일 오후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화웨이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이날 공개된 화웨이의 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를 살펴보고 있다. 2024.09.10.

중국의 정치와 경제를 상징하는 양대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의 소비재 소매판매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전국 평균도 크게 하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이 속속 철수하며, 베이징과 상하이가 가장 먼저 충격파에 노출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베이징시 통계국 등에 따르면 11월 전국 소비재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3.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성장률은 1.8%포인트 낮아졌지만 우상향은 유지했다. 1~11월 누적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중국의 전체 소비재 소매판매액이 느리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같은 달 베이징의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1% 줄었고, 상하이는 13.5% 감소했다. 1~11월 누적으로도 베이징이 2.8% 증가, 상하이가 3.1% 증가에 그치며 전국 평균을 하회했다.

베이징시 통계국은 이유를 묻는 현지 언론의 질의에 "쌍십일절(광군제) 온라인 프로모션이 11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는데, 할인이 이전보다 이르게 시작되며 수요가 조기 방출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원래 11월에 이뤄졌어야 하는 온라인 구매가 10월로 앞당겨 이뤄지면서 12월 소비가 줄었다는 건데, 옹색한 해명이다.

상하이시 통계국의 해명은 좀 더 본질에 가깝다. 상하이시 통계국은 "11월에 판매된 소비재 소매판매품 중 '사용'하거나 '착용'하는 제품의 소매판매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용하거나 착용하는 제품은 일반적 통념상 소비재에 가장 가까운 제품군인데, 사용하는 제품 판매는 17% 줄었고 착용하는 제품 판매는 2.1% 줄었다. 소비재 자체의 수요가 줄었다는 거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시신은 "쌍십일절 할인기간만으로는 양 도시의 명백한 소비재 판매감소를 설명하긴 어렵다"며 "더구나 올 들어 1~11월 간 상하이는 9번, 베이징은 7번 각각 전년 동월 대비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COVID-19) 기간을 제외하고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전문가는 중국 언론에 "베이징과 상하이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외자기업 다수가 중국에서 철수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과 관련있다"며 "두 도시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철수하고 있고, 고액자산가들이 떠나면서 관련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올 1~11월 FDI(외국인 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9%로 줄었다. 중국 정부는 도시별 FDI 성과나 전체 대비 비중을 발표하진 않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 외자유치 합작기업이 본사를 베이징에 두는 점, 또 지난해 상하이에만 전년 대비 63.3% 늘어난 2541개의 외국인 투자기업이 설립된 점에 미뤄볼 때 FDI 감소는 이들 도시에 직접적 타격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부족으로 젊은 인력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점도 소매판매 엔진 동력을 약화하고 있다. 루팅 노무라증권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젊은이들이 노인보다 높은 소비력을 갖기 마련인데, 경기침체기에는 대도시 취업 기회가 줄어들며 인구 재이동이 이뤄질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를 떠나 다른 도시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1~3분기 베이징과 상하이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는데, 전국 성장률 5.2%에 크게 못 미친다. 코로나19 이전이며 아직 개혁개방 분위기가 남아있던 2019년엔 베이징이 연간 8.6%, 상하이가 8.2%로 전국 성장률 7.9%를 웃돌았었다.

침체의 여파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시작으로 주변 도시로 전염될 전망이다. 다른 중요 도시들은 아직 11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분위기가 심상찮다. 대표적 휴양도시이자 면세점 매출의 바로미터인 하이난섬 내 하이커우(해구)와 싼야(삼아)의 성장률은 올 들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중국 정부가 홍보하는 관광 회복과는 달리 소비효과는 미미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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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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