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전쟁, 2000조짜리 도박"

"트럼프의 관세 전쟁, 2000조짜리 도박"

김하늬 기자
2025.02.03 19:5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서명한 캐나다·멕시코 25% 보편관세 및 중국 10% 추가관세 행정명령이 효과가 총 1조4000억 달러(약 2050조원) 상당의 수입품에 적용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세가 상대국에 대한 엄포일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1.31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1.31 /AFPBBNews=뉴스1

CNN방송은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 조세재단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따라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수입품은 약 1조4000억 달러 상당이다"며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했던 전체 수입품 규모(3800억 달러)의 3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관세 인상은) 트럼프가 전임 정부에서 시행한 그 어떤 경제 정책보다 더 큰 도박"이라며 "많은 유권자가 신경쓰는 경제와 생활비를 뒤집을 잠재력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메리 러블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인상은)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킨다"며 "가장 큰 자책골"이라고도 지적했다.

백악관은 '관세가 미국 경제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CNN은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통해 "가장 가까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는 건 자신의 집을 불태워 버리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3개 국가 밀접하게 연관된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울프 리서치는 이번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평균 3000달러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타와(캐나다)=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일(현지시각) 캐나다 오타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 연설하고 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 1550억 달러(226조365억원) 상당에 25%의 보복관셰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2.02. /
[오타와(캐나다)=AP/뉴시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일(현지시각) 캐나다 오타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 연설하고 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 1550억 달러(226조365억원) 상당에 25%의 보복관셰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2.02. /

식료품과 석유도 마찬가지다. 멕시코는 미국의 가장 큰 과일, 채소의 해외 공급원이다. 캐나다는 곡물과 닭·돼지고기, 설탕 등의 품에서 미국 내 1위 수입국이다. 미국 관세 부과는 점진적으로 최종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보복관세는 3국 간 높은 투입비용과 소비자 지출 모두에 타격을 준다는 것.

관세로 실물 경제가 요동치면 결국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의사결정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당분간 현재 상황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금융시장을 위축시키고 성장 모멘텀까지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어니스트앤영 수석경제학자 그레고리 데이코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와 개별 국가들의 보복관세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5%포인트, 내년에는 2.1%포인트 날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의 이같은 '도박'이 위협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1기 때 멕시코는 이민 문제 관련해 관세 위협을 받았지만 국경 통제 강화 등 방안을 꺼내며 막은 적이 있다.

때문에 RSM의 수석 경제학자 조 브루수엘라스는 "정부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현재 상황을 판단했다. 그러면서 "실제 세금 부과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 직전에 마지막 순간에 (국가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하지만 이렇게 광범위한 상품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첫 임기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전략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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