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당시 에스컬레이터와 텔레 프롬프터(자막기) 고장 등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유엔본부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유엔은 주유엔 미국 대표부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서한을 받았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당국과 투명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유엔에서 어제 정말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이건 우연이 아니었다. 유엔에서 벌어진 '3중 사보타주'(고의적인 방해 공작)였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본부 총회에서 일어난 3건의 사고를 설명했다. 우선 자신이 총회장에 올라가기 위해 탄 에스컬레이터가 "쾅 소리를 내며 갑자기 멈췄다"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자신이 다칠 뻔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꺼버리자고 농담했다'는 영국 더타임스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이런 짓을 저지른 자들은 체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연설을 시작할 때는 자막기가 고장 났다며 "자막기 없이 연설을 이어갔고 약 15분 뒤에야 자막기가 다시 작동했다"고 전했다. 또 연설 중 음향 송출이 끊겼다는 주장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용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세계 정상들이 내 연설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며 연설 후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에게 "한마디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 제기) 서한 사본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낼 것이며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며 "유엔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미 비밀경호국도 이 문제에 관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뒤자리크 대변인은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이유에 관해 "미국 대통령 수행단 소속의 영상 촬영 담당자가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가동 중단 안전장치를 우연히 작동시켰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자막기에 관해서는 "당시 백악관 직원이 자막기 조작을 담당했다"며 유엔 측 잘못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