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넘게 폐암을 연구해 온 로스 카미지 박사가 3년째 폐암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최근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의 폐암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58세 로스 카미지 박사는 이달 초 이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카미지 박사는 학술 논문 400여편을 발표하는 등 20년 넘게 폐암 표적 치료법을 개발하고 질병 진행 과정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 40개 주와 전세계 40개국에서 폐암 환자 수천명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러다 2022년 6월 카미지 박사는 폐암 진단을 받았다. 카미지 박사는 "운동을 하다가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며 "헬스장에서 뭔가 잘못된 걸 느꼈다"고 이상함을 느낀 첫 상황을 회상했다. 쌕쌕거림 뿐만 아니라 어깨 통증까지 오자 그는 천식이라고 생각해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천식이 아니었다.
자신의 흉부 엑스레이를 본 카미지 박사는 한눈에 폐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흉부 엑스레이를 찍은 다음 같은 건물에 있는 내 사무실로 걸어갔다. 컴퓨터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불러온 뒤 '맙소사, 폐암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다음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양쪽 폐와 뼈에 침전물이 쌓여있는 것을 확인했고, 각종 검사를 통해 4기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동료인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의 테하스 파틸 박사를 찾아가 주치의가 돼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표적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화학 요법을 12주동안 진행한 뒤 방사선 요법을 이어갔으며 이듬해에는 매일 약을 복용하고 90일마다 뇌 스캔과 혈액 검사 등 각종 치료를 받았다. 검사를 받는 90일마다 운동이나 예술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90일 챌린지'를 통해 힘든 치료 기간을 견뎌나갔다. 최근 오른쪽 흉곽 뒤 흉막에 암이 새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다시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카미지 박사는 자신이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3년 동안 비밀에 부쳤다. 가족과 일부 동료만 제외하고 줄곧 숨겨온 것이다. 그러다 그동안 해왔던 연구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증상을 알려 많은 암 케이스가 만성 질환처럼 관리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그는 '평생 연구해 온 질병에 걸린 게 화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동안 돌봐왔던 환자들의 입장이 될 수 있어 내게는 특권"이라며 "'저는 암에 걸렸어요'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저는 아직 일하고,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어요'라고 보여주는 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암 진단만 받으면 나의 가치가 끝난다는 생각을 없애는 게 좋다. 암과 '가치'는 서로 배타적인 단어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