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 시 '품목 관세 근거' 무역확장법 제232조 활용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품목 관세 대상을 속속 넓혀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상호관세 등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관련 소송에 대해 "우리는 이번 소송에 대해 크게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대법원이 긴급 상황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할 것이고, 법률에 따라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고 판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기업과 주 정부는 IEEPA를 근거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의 펜타닐·상호관세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 법원은 1심(5월 연방국제통상법원)과 2심(8월 연방항소법원) 판결에서 "IEEPA가 대통령에게 수입 규제 권한을 부여하지만, 관세 부과 권한까지는 포함하지 않는다"며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최종 3심을 위한 상고장을 제출했고, 대법원은 11월5일 첫 심리를 진행한다.
그리어 대표는 "대법원에서 승소하든 패소하든, 우리가 어디에 도달하든지, 무역을 바라보는 방식은 바로 이것(관세)"라며 관세가 미국의 정책 환경의 일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적용된 상호관세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소송에서 질 경우 다른 방안을 활용해 관세 부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FT는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대체 관세 부과 계획의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미국이 과거 관세 부과에 사용했던 다른 법안을 언급했다. 무역법 제301조와 무역확장법 제232조"라고 전했다.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품에는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으로 품목 관세 부과의 근거로 쓰이고 있다. 이미 이번 정부 들어 트럼프는 이 조항을 활용해 자동차·철강·구리·목재 수입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부과했고, 반도체·의약품·항공우주·드론(무인기) 등에 대한 추가 품목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무역확장법 제232조 활용에 대해 "중요하고 핵심적인 산업 분야의 대규모 무역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로펌 시들리오스틴의 테드 머피 공동 대표는 앞서 블룸버그에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근거로) IEEPA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필수적인 절차 없이 대통령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며 "대법원이 IEEPA 적용 관세가 불법이라고 판결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에 활용한 법안은 존재한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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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할 경우 상무부가 진행 중인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련 수입품의 국가안보 영향 조사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상무부는 10월1일 오전 12시1분(한국시간 1일 오후 1시1분)부터 시작되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기간에도 관련 조사 업무는 지속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