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Rx에서 약 싸게 사세요"…미국 정부, 약 쇼핑몰 만든다

"트럼프Rx에서 약 싸게 사세요"…미국 정부, 약 쇼핑몰 만든다

윤세미 기자
2025.10.01 14:33

트럼프 정부, 화이자와 일부 약값 인하 합의하며 준비 중인 새 웹사이트도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년 초 미국 소비자들이 제약사로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필요한 약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웹사이트 '트럼프Rx'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약값을 낮추겠단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웹사이트 주소는 'TrumpRx.gov'가 될 것으로 보인다. Rx는 '처방전'이란 의미를 가진 약어다. 트럼프 정부는 내년 초 웹사이트를 공개하고 정부가 직접 운영하겠단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소비자가 사이트에 접속해 필요한 특정 약품을 검색하면 구입 가능한 제조업체의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소비자는 정부와 제약사가 합의한 할인 가격으로 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약품이 제공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날 미국 정부와 일부 약품 가격 인하에 합의한 화이자는 이 사이트에 일부 약품을 제공할 전망이다. 화이자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Rx를 통해 1차 치료제 및 일부 전문 브랜드 약품을 최대 85%, 평균 50% 할인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대상 약품으론 아토피 치료제 유크리사,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 편두통 치료제 재브즈프렛 등이 거론된다.

그 밖에도 화이자는 성명에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공공의료보험)에 적용되는 약물과 미국에서 출시될 신약을 최혜국 대우(MFN)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FN 가격은 제약사가 미국 외의 선진국에서 판매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을 뜻한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700억달러(98조원)도 투자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합의한 약값 인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30일(현지시간)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합의한 약값 인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그 대가로 화이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 관세를 3년 유예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60일 안에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송하며 약값 인하를 압박했다. 또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제약사들의 브랜드 및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제약사 가운데 자발적으로 합의를 발표한 건 화이자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화이자가 백악관과 합의를 통해 관세 위협과 약값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가 화이자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을 것이며, 일라이릴리 등 다른 제약사들에게 미국 정부와의 합의 모델을 제시했단 분석도 나온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화이자를 비롯해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급등한 배경이다.

캔터피츠제럴드의 카터 굴드 애널리스트는 화이자가 이번 합의 이후 재무 전망을 변경하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실적에 타격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SJ은 화이자를 비롯한 제약사들은 이미 메디케이드 대상 환자들에게 이미 상당한 할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MFN 가격을 적용해도 약값 인하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Rx를 통해 할인 약품을 사는 고객 기반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 부담금을 줄이는 건강보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젤잔즈 등 트럼프Rx에서 판매될 약품 일부는 이미 치열한 가격 경쟁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내 약값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번 합의는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약이라도 미국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왔다. 미국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처방약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78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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