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신임 주미대사가 4일(현지시간) "한미간 난제가 꼬여 있는 만큼 저뿐 아니라 공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문제가 잘 풀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장관을 지낸 강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면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몇 년 만에 다시 국익을 챙기는 외교 현장에 동참하게 돼 설렌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사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한국 기업 근로자들의 비자 문제와 한미 무역합의 후속 협상 일부인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 등을 꼽았다.
강 대사는 "투자 패키지가 한미 양국간 좋은 결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면밀 대응하겠다"며 "(외교부) 본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협상을 하는 상황이지만 현장의 공관장으로서 최대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에 요청한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우리가 일단 던져놓은 상황인데 미국의 반응이 접수됐다는 얘기는 못 듣고 왔다"며 "그 부분은 좀 기다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기업인들의 (미국) 출·입국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한) 워킹그룹의 1차 회의가 잘 끝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2차 회의, 추가 협상을 하는 데 지속가능하고 우리 기업인이 신뢰할 만한 비자 운영이 자리를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사는 출국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난 데 대해선 "아무래도 25% 관세(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자동차에 책정한 관세)를 감당하는 현대차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대사로서 직접 듣고 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기업 전체를 보면서 협상해나가자는 입장인데 현대는 지금 직격탄을 맞는 자동차 수출 문제에서 고충을 호소하는 얘기를 했다"며 "어쨌든 기업이 정부와 한 팀이 돼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현대차의 목소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선 "장관은 장관(미국 국무장관)을 상대로 하지 대통령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상회담에 배석하면서 인사하고 대화할 기회가 있긴 했지만 직접 상대는 안 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스타일이나 관심사 등은 그때 어느 정도 파악했고 올 8월 한미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하면서 다시 한번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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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의 방향라든가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 어떤 것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볼 수 있었던 게 주미대사를 시작하면서 많은 참고가 됐다"며 "한미 양국에 72년이라는 오랜 동맹의 역사가 있어서 당장의 현안으로 동맹이 흔들릴 역사가 아니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도 충분히 알고 있겠지만 현장의 대사로서 그런 점을 강조하려 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최근 백악관이 '조건 없는 북미대화'를 언급한 데 대새헌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발언했고 현장에서도 대통령의 의지를 받들어 각계에 그런 메시지를 계속 발신할 것"이라며 "결국 북한이 나서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미국 당국자와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하루 전인 29일 '당일치기 일정
으로 방한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선 "계속 협의 중인 걸로 안다"며 "양쪽이 만족할 만한 방한 일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현지에서도 적극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오는 6일 대사관에서 취임식을 하고 미국 정부에 신임장을 제출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대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주미대사관은 지난 7월 중순 조현동 전 대사가 이임한 뒤 80여일 동안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돼왔다. 강 대사는 최근까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 민간단체(NGO) 아시아소사이어티의 회장을 지내는 등 미국 측 인사들과 다방면으로 소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