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됐다. 중국이 희토류 등 무더기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맞섰다.
12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남발하며 협박하는 것은 올바른 관계 방식이 아니다"며 "우리는 (관세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단호히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이처럼 강경한 반응을 내놓기 앞서 양국은 각각 추가 관세와 수출 통제 조치를 통한 강대강 공방을 이어갔다. 선제공격은 중국이 날렸다. 지난 9일 '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통해 희토류 17종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관련 공정 반도체의 제조 장비, 테스트 장비, 소재 생산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도 개별 심사를 받게 했다. 또 미국 등 14개 방산기업을 중국판 기업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한편 이차전지와 양극재, 음극재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도 결정했다.
미국은 이에 100% 추가 관세로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직접 "중국이 오는 11월 1일부터 사실상 모든 제품에 대규모 수출 통제를 가하겠다고 세계에 통보했다"며 "중국의 태도는 매우 공격적이며, 이번 조치는 미국을 겨냥한 적대 행위"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중국 상무부의 날선 반응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 뒤에 나온 것이다. 상무부는 "오랫동안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하고, 수출 통제를 무기화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장비와 칩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일방적인 장기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양국 간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 이제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수개월 간 '무역 휴전'을 이어온 미중 무역전쟁이 정상 간 만남을 코앞에 두고 다시 불거지자 시장은 일제히 요동쳤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뉴욕 3대 지수가 10일 나란히 고꾸라져 다우존스는 1.9%, S&P500은 2.7%, 나스닥 지수는 3.6% 하락했다. 가상화폐 '대장'인 비트코인은 11일(현지시간) 한 때 11만달러선이 무너지며 이틀 만에 8%이상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