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뚫으면 세계시장 절반 열린다…R&D부터 AS까지 현지화해야"

"중국 뚫으면 세계시장 절반 열린다…R&D부터 AS까지 현지화해야"

베이징(중국)=안정준 기자
2025.10.28 15:28

양걸 중국삼성 사장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글로벌 사우스 위상 확대에 주목

중국한국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걸 중국삼성 사장은 28일 베이징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101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현장에서 본 중국 산업의 발전과 중국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안정준 특파원
중국한국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걸 중국삼성 사장은 28일 베이징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101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현장에서 본 중국 산업의 발전과 중국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안정준 특파원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이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중국한국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걸 중국삼성 사장은 28일 베이징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101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중국을 놓치면 세상의 절반을 놓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모임이다. 베이징 모닝포럼은 중국한국상회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과 학계, 전문가를 모아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총괄장 등을 역임한 양 사장은 이날 중국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직접 본 중국 산업의 발전 양상과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그가 중국 시장이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로 확장할 것으로 예견한 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중국을 필두로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130여개국으로 구성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정치·경제 위상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들 국가의 경제규모는 이미 주요 7개국(G7)을 넘어서고 있으며 2030년에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G2 반열에 오른 중국 자체의 성장세와 글로벌사우스로의 외연 확대가 맞물리면 우리에게 미국에 견줄 또 다른 시장이 열린다는게 양 사장의 주장인 셈이다. 양 사장은 "2035년 GDP 30조 달러 달성이 중국의 목표인데 올해 5% 내외 성장률을 달성하게 되면 10년 뒤 GDP 30조달러에 안착할 것이라고 본다"며 "골드만삭스는 2049년이면 중국이 G1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내놓는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정부·기업·대학으로 구성된 '3각 편대'를 이 같은 중국 고속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정부는 산업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고 기업은 국가가 정한 발전 계획을 따라 기술 개발 드라이브를 걸며 대학은 인재를 공급하는 삼박자가 맞물려 빠른 성과를 낸다는 것.

이와 관련, 양 사장은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창업자 왕촨푸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핵심모델 제조를 할 때 필요한 시간이 테슬라가 1년이라면 BYD는 8개월 안에도 가능하다고 해서 배경을 물어봤더니 "정부에서 토지, 전기, 세금 관련 문제를 모두 풀어준다"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 양 사장은 "국가 정치체계와도 연관된 문제이지만 현실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여 우리에게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1200만 대학 졸업생 중 절반이 공대생인 풍토는 이 같은 정부·기업 2인 3각 체제에 인재를 빠른 속도로 공급한다.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실하니 공대에 진학해 엔지니어로 기업에 취업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확신이 있어 상당수의 학생들이 공대를 선망한다는 설명이다.

양 사장은 정부·기업·대학 '속도전'의 단적인 사례로 BYD와 벤츠가 합작해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의 합작 결렬을 들었다. 주 5일 근무에서 4일 근무가 된 벤츠의 R&D 속도가 '996(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제)' 체제인 BYD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합작이 결렬됐다는 설명이다. 양 사장은 "이 같은 정부·기업·대학 3각 편대를 발판으로 과거 '만만디(慢慢的: 중국 특유의 여유로운 기질)'였던 중국은 이미 '차이나 스피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이제는 (중국을 겨냥해 사업을 한다면) 설계와 상품계획도 중국에서 진행돼야 하며 중국 내부에 이른바 '애국 마케팅' 현상까지 고려하면 중국에서 만들어 중국에서 파는 게 낫다"며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까지 아우른) 60억 인구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을 기존의 '경유지' 시장에서 '종착지' 시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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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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