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엇갈렸다. 일본은 반도체 종목 강세와 함께 일본은행의 금리동결로 인한 엔화 약세에 도움받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중화권 증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약세를 나타냈다.

중화권 증시는 모두 하락했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오름세를 보였던 중국과 홍콩 증시는 회담 종료 이후 하락으로 전환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73% 떨어진 3986.90으로 거래를 마치며 4000 아래로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로 지난 28일 장중에, 전날에는 종가 기준으로 4000고지를 돌파했다. 지수의 4000 돌파는 2015년 8월 이후 10년여 만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0.24% 하락한 2만6282.69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0.025% 빠진 2만8287.53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부산에서 약 100분 동안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펜타닐 관련 대중국 관세 인하(20%→10%),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 미국산 대두 구매, 펜타닐 원료 통제 협력 등에 합의하며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무역전쟁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시장 투자자들은 발표된 합의 내용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 언론 등을 통해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며 실망했고, 이는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메이뱅크증권의 타렉 호르차니는 로이터에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합의는 전략적 돌파구보다는 전술적 '휴식기'에 가깝다"며 "기술과 공급망, 희토류를 둘러싼 근본적인 긴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수석 시장분석가는 "시장은 아마도 미국이 대중국 펜타닐 관세를 완전히 없앨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펜타닐 관세 인하는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을 것으로 봤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0.04% 오른 5만1325.61로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기술주 상승으로 일본 반도체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또 일본은행의 금리동결로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이 약세를 나타낸 것도 지수를 상승으로 이끌었다. 다만 이날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고점에서의 차익실현 매물 등장으로 장중 지수가 하락으로 전환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다. 지난 1월 금리인상 후 6회 연속 동결로, 정책위원회 9명 중 7명이 금리동결에 찬성했다. 일본은행의 동결 결정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3엔대까지 오르는 엔저 움직임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