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은행권 예금이 한 달만에 2조3400억위안(약 500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언론에선 증시 활황으로 예금이 증시로 이탈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험과 자산운용 등 비은행 금융기관 예금으로 자금이 구조적으로 재배치되는 현상일 뿐 '예금 이탈'이 아니란 설명이다.

18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최근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개인 예금과 기업예금이 전달 대비 각각 1조3400억위안, 1조900억위안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개인, 기업예금이 한 달간 2조4300억위안 급감한 셈이다.
이 같은 은행권 예금 감소는 중국 증시 활황세와 맞물려 진행됐다. 8~10월 상하이종합지수는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 기술주 강세와 정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약 10% 상승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은행권 예금이 증시로 이탈했단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디이차이징은 예금으로 주식을 사고 팔아도 이는 단지 주체별 예금 재배분일 뿐, 전체 예금 총량은 본질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증시로 돈이 몰린 것 이상으로 보험과 자산운용 등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예금이 이동한 결과란 설명이다. 실제로 10월 한 달간 개인과 기업 예금이 감소하는 사이 비은행 금융기관 예금은 1조8500억위안(약 380조6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지수 상승으로 주식 시가총액이 커져 예금 비중이 낮아보이는 착시가 발생했다는 것.
특히 예금주들의 투자 성향이 안전자산 선호에서 중위험·중수익 선호로 바뀌며 자산관리 시장 규모가 커지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게 중국 금융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관련, 중국 은행업 리테일 등록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개인 투자자수와 3분기 리테일 투자자수는 각각 1029만명, 1억3900만명 늘어나며 4년째 하락하던 중위험·중수익 투자 선호가 4년 만에 반전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채권 중심에 소량의 주식을 섞은 채권형 상품을 집중 홍보한다. 중국 금융정보 서비스 기관 윈드에 따르면 올해 이 같은 채권 혼합형 상품 규모는 전년 대비 1.5배 늘었다. 중신증권은 올해 채권 혼합형 상품 증가분이 1조4000억위안을 넘어서 전체 시장 규모를 33조5000억위안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금융권 관계자는 "10월 은행권 예금 감소는 실제 자금 유출이 아닌 자금의 구조적 이동"이라며 "저금리 및 증시회복 현상과 맞물려 예금이 다른 경로를 통해 다시 금융기관으로 순환하고 있는 것으로 중요한 것은 자금 흐름의 방향과 자산배분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