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민주당 대권주자, 아들은 '마가' 팬…엇나가는 정치인 자녀들

아빠는 민주당 대권주자, 아들은 '마가' 팬…엇나가는 정치인 자녀들

김종훈 기자
2025.11.21 14:54

민주당 개빈 뉴섬 아들 "학교 안 가" 찰리 커크 팬,
'트럼프 대항마' 니키 헤일리 아들은 '마가' 지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지사 후보 시절이었던 2018년, 아들을 안고 그해 중간선거 기표 중인 아내를 기다리는 모습./로이터=뉴스1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지사 후보 시절이었던 2018년, 아들을 안고 그해 중간선거 기표 중인 아내를 기다리는 모습./로이터=뉴스1

올해 들어 미국 정치인을 부모로 둔 자녀들이 부모와 다른 정치적 목소리를 내거나, 부모를 비판하는 일이 눈에 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3월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디스 이즈 개빈 뉴섬'에 보수논객 찰리 커크를 초대해 자신의 13세 아들이 그의 팬이라고 밝혔다. 커크는 6개월 뒤 총격 피살됐다.

당시 팟캐스트에서 뉴섬 주지사는 "어제 아들을 재우려는데 '찰리 커크가 몇 시에 오냐'고 계속 물었다"며 "'넌 학교에 가야지'라고 대답해줬더니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학교에 안 간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이에 커크는 "휴교 조치를 내리지 그랬냐"고 농담을 건넸다.

해당 팟캐스트 방송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방송 후 뉴섬 주지사가 2028년 대선을 바라보고 지지층을 넓힐 목적으로 '마가'(MAGA·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의 핵심인 커크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뉴섬 주지사는 커크 사망 뒤 진행된 CNN 인터뷰에서 앵커가 해당 팟캐스트 방송에 대해 질문하자 아들이 찰리 커크 피격 소식을 전해듣고 학교에서 전화해 커크의 생사를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커크의 팬이라기보다, 커크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팟캐스트 이후 이어진 비판을 의식한 듯 말을 바꾼 것.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의 아들 널린 헤일리도 마가 성향을 보인다. 널린은 지난 8일 영국 언허드와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 금지에 그치지 말고 합법적 이민도 막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민 금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 세력이 가장 강력히 밀어붙이는 주제다. WSJ는 헤일리 모자가 인도계 이민 가정 출신임을 지적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는 합법적 이민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널린은 언허드 인터뷰에서 지난해 공화당 경선 때 모친을 지지한 것은 "착한 아들 노릇을 한 것"이라며 "부모의 정치적 견해를 따르기만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 후보로 누구를 가장 선호하는지 묻자 JD 밴스 부통령을 꼽았다. 그러나 언허드 인터뷰 후 널린은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언허드의 다음 대선 후보 질문에) 밴스 부통령을 언급한 것은 정책 상당 부분에 동의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밴스 부통령보다 모친 헤일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WSJ는 정치인 자녀들이 부모와 정치 성향을 달리하는 이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극우 성향으로 돌아서는 이유로 청년층이 겪는 생활고와 취업난을 꼽았다. 널린은 "고교 동창들은 모두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훌륭한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며 "부모 세대는 대학이 아니라 고등학교만 나와도 바로 취업할 수 있었다.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자녀 세대가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모 간섭 없이 자유롭게 정치 성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커크는 틱톡과 팻캐스트, 라디오 등을 통해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SNS 스타였다. 크리스토퍼 오헤다 캘리포니아 대학 정치학 조교수는 "이제 부모 세대는 예전처럼 (자녀가 접하는) 정보를 통제할 수 없다"며 "부모, 자녀 세대 간 유대감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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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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