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 영토 30~50km 두고 싸우는 중" 종전 협상 물건너가나

"우·러, 영토 30~50km 두고 싸우는 중" 종전 협상 물건너가나

김종훈 기자
2025.12.03 20:41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할양 문제가 최대 쟁점…의견 차 못 좁히면 협상 무산될 가능성도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가운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큐슈너가 2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 참석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가운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큐슈너가 2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 참석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종전 협상 중인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30km~50km에 이르는 영토를 두고 대립 중이라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날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모스크바에서 장시간 협상을 벌였는데,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 그들(러시아, 우크라이나)이 싸우고 있는 건 말 그대로 30~50km의 공간이자 도네츠크 지역의 남아 있는 20%"라고 말했다. 도네츠크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러시아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합친 돈바스 지역 전체를 넘겨야 종전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루비오 장관은 "지금이 양쪽(러시아, 우크라이나) 모두 전쟁을 끝낼 이상적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양측이 모두 동의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보호하며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론적으로 일이 잘되면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은 10년 내 러시아보다 커질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용맹함과 용기, 치열한 전투 덕분에 엄청난 성과를 내긴 했지만 현실은 이제 소모전이 됐다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매주 군인 7000명을 희생할 의향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협상을 거절한다면 상당한 손실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크렘린궁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심야까지 5시간에 걸쳐 협상을 벌였다. 미국, 러시아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스크바 협상에 관해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의 경우 궁극적으로 참모들이 아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혼자 결정을 내린다"며 "러시아 쪽에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건 푸틴 대통령뿐"이라고 했다.

AP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으로 배석한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정책 보좌관은 "유용하고 건설적이며 유의미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 이후 평화가 더 가까워졌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한 것은 더 멀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종전은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측과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전안 초안을 작성했다.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를 포기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를 우크라이나 헌법에 명시하며, 우크라이나 군대를 축소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들이다.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 측 반론을 반영해 20개 항목 종전안을 재구성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토 양도와 우크라이나 군 감축 등 민감한 문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 결정에 맡기는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28개 항목 종전안 초안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월14일 우샤코프 보좌관이 위트코프 특사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위트코프 특사는 우샤코프 보좌관과 함께 종전안 초안을 작성한 뒤 우샤코프 보좌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안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평화 협상을 체결하려면 도네츠크나 다른 영토 교환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언론들은 위트코프 특사가 도네츠크 전체를 포기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녹취록을 통해 러시아 입장을 그대로 실은 듯한 종전안 초안이 작성된 경위를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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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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