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정부 규탄 집회가 격화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1200여명이 구금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 AP통신은 미국 기반 이란 인권단체의 통신매체인 HRANA를 인용해 이번 시위 관련해 시위대 29명, 어린이 4명, 보안군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말인 12월28일 테헤란 시장에서 시작된 시위는 다른 주요 도시와 대학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날 기준 27개 주, 250여 곳에서 시위가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구금된 사람만 1200명에 달한다.
BBC와 이란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시위에 나선 젊은 남성들이 정부 건물을 공격하거나 보안군과 충돌하고, 차량과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는 등 소요사태가 폭동으로 번지고 있다. 보안군은 시위대를 구타하고 최루탄을 사용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이란 서부의 한 도시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상에선 총소리도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의 폭력성을 지적하며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약 250명과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조직 대원 45명 등 약 300명이 다쳤다"고 준관영 파르스통신을 통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시위는 2022년 히잡을 잘못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망을 계기로 발생한 집회 이후 최대 규모"라며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원인은 경제 붕괴"라고 짚었다. 이란 화폐(리알화) 가치는 최근 달러당 140만 리알 수준까지 폭락했다. 2015년 미국 등 서방과 핵 합의(JCPOA)를 타결할 무렵 달러당 3만2000리알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0년만에 4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은 52%를 넘어서 일반 시민들은 생필품을 살 수도 없을 정도라고 WP는 덧붙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파악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면적인 조사"를 지시하는 한편, 국민 약 8000만 명에게 매달 100만 토만(약 1만원)을 생활비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파타메모하지라니 정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가계 구매력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며, 식량 안보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금으로는 현재 이란 물가 기준 계란 약 100개, 소고기 1kg, 또는 쌀이나 닭고기 몇 ㎏을 살 수 있다. 하지만 NYT는 "월 최저 생계비가 200달러(약 29만원)를 웃도는 대다수 이란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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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가 장기화 하고 정부의 대응 수위도 올라가면서 이란과 대립 관계에 있는 미국의 개입 가능성도 언급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시위와 관련해 "이란이 평화로운 시위대를 무력진압 하면,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이스라엘은 여러분과 함께 하며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하겠다"고 시위대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