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아이슬란드와 영국 사이 북대서양에서 나포했다.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간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미군 유럽사령부(EUCOM)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미 법무부와 국토안보부가 전쟁부(국방부)와 협력해 벨라1호를 미국 제재 위반으로 나포했다고 발표했다"며 "해당 선박은 미 해안경비대 먼로함의 추적 이후 북대서양에서 미 연방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나포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1일 미 해안경비대의 승선 시도를 거부하며 도주하던 해당 유조선을 2주 넘게 추적해왔다. 이 유조선은 이란에서 출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기 위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려던 중 미 해안경비대의 단속에 걸리자 선체 측면에 러시아 국기를 그리고 러시아 국적으로 등록하면서 명칭을 '벨라1호'에서 '마리네라호'로 변경했다.
미국의 이번 나포 작전은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와 연계된 기업과 선박들을 제재하고 베네수엘라에서 불법적으로 원유를 싣고 가거나 선적하려고 시도하는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을 나포해온 조치의 일환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벨라1호' 나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제재 대상 원유를 수송한 베네수엘라의 그림자 함대 소속 선박"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제재 정책을 철저히 이행하고 그림자 함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선박의 선원들은 연방 법률 위반으로 기소 대상이며 필요할 경우 미국으로 데려와 재판에 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도 이번 나포 작전을 지원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사전에 계획된 작전을 지원했다"며 "이번 지원은 국제법을 준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의 선박 나포에 이날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교통부는 성명을 통해 "유엔 규범상 공해에서는 항행의 자유가 허용되고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에 등록된 선박에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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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부도 "미군이 러시아 선적 마리네라호에 승선했다는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승조원 중 러시아 국적자를 적절하게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조국으로 조속히 귀환시키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벨라1호 나포 당시 잠수함을 포함해 러시아 군함들이 인근에 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추적이 이어진 2주 동안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에 추적 중단을 요청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와 관련, "해당 선박은 허위 국기를 게양한 뒤 무국적 선박으로 간주됐다"며 "러시아 국적 선박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미 남부사령부는 이와 별도로 이날 X에 "오늘 새벽 작전을 통해 전쟁부가 국토안보부와 협력을 통해 제재 대상인 무국적 암흑함대 유조선 1척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 선박의 명칭이 '소피아호'로 카메룬 국기를 게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