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에선 믿고, 해외는 깎는다"…中 성장률 전망 '0.5% 갭'의 정체

"내부에선 믿고, 해외는 깎는다"…中 성장률 전망 '0.5% 갭'의 정체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1.29 15:28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2026년 중국 내부 기관들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9% 수준입니다. 반면 해외 기관들은 4.4~4.5%를 전망했습니다. 중국 내부와 외부 전망 사이에 이 정도의 갭은 구조적으로 늘 관찰됐습니다"

황광명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장은 29일 베이징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103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4% 대 중반'으로 제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모임이다. 베이징 모닝포럼은 중국한국상회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과 학계, 전문가를 모아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황 소장은 이날 '2026년 중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를 주제로 강연했다.

해외 주요 기관들의 2026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도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와 마찬가지로 4% 중반으로 수렴했다. IMF(국제통화기금)와 WB(세계은행)은 각각 4.5%, 4.4% 전망치를 제시했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ADB(아시아개발은행)의 전망치는 4.4%, 4.3%였다. 반면 중국 내부 기관들은 대체로 4.9% 성장률을 전망했다. 전망이 더 후한 곳도 있다. 중국은행(BOC) 직속 연구기관인 중국은행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가 약 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황 소장은 "서구 전문가들은 중국 내부 전문가들보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0.5% 정도 낮추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중국 경제 정책의 효과를)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느냐에 따른 구조적 차이"라고 말했다. 내부 기관은 경제가 흔들릴 경우 정부가 나서 하방을 강하게 방어할 것이란 가정이 강한 반면, 외부 기관은 이 같은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단 점을 더 보수적으로 본다는 것.

황광명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장이 29일 베이징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103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황광명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장이 29일 베이징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103회 베이징 모닝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안정준 특파원

내수와 부동산 시장 등 경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평가하는 시각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는게 황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 GDP 통계에서는 팔리지 않고 쌓인 재고가 '재고 투자'로 분류된 채 투자 항목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얼마나 안 팔리고 남아있는지를 알 수 없다"며 "중국 내수가 안좋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공식 통계보다 내수둔화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상황까지 감안하면 중국의 디플레이션 문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게 그의 시각이다. 황 소장은 "중국에선 부동산 가격이 물가에 반영될 때 실제 거래가가 아닌 호가가 기준이 된다"며 "실제로는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호가가 유지되면 통계상 하락폭이 과소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디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한데 통계보다 더 심각한 것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황 소장은 부동산 경기를 적극적으로 부양할 중국 지도부의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그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연관된 사람들은 그동안 이미 큰 돈을 벌었으며, 부동산 경기를 적극 부양해 이들을 또 도와주는건 '공동부유'라는 체제 철학과 맞지 않는단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부동산 경기를 일으켜 성장률을 일으키는 식의 접근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다만 부동산 부진이 금융 시스템이나 지방정부 부채로 전이돼 거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보고 최소한의 수준에서 (부동산 시장을)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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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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