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호 투자처는 '美 에너지·AI'… 공화당 텃밭에 360억弗 쏟는다

日 1호 투자처는 '美 에너지·AI'… 공화당 텃밭에 360억弗 쏟는다

뉴욕=심재현, 조한송, 김종훈 기자
2026.02.19 04:00

미일무역합의 첫 프로젝트 확정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력' 충당
가스 화력발전소에만 330억弗
오하이오·텍사스·조지아 집중
11월 중간선거 앞 전략적 행보
트럼프 "'관세' 없이는 불가능"

일본이 17일(현지시간) 5500억달러(약 796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중 360억달러(약 52조원)에 해당하는 1호 프로젝트를 결정하면서 한국을 향한 미국의 투자결정 압박도 한층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장관이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난 지 닷새만에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투자가 늦어진다는 불만을 표출했다고 알려진 직후 부랴부랴 고위급 인사를 미국에 보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투자처를 고스란히 수용한 모양새다. 지난해 9월 초 체결된 양국 MOU(양해각서)에 따르면 일본의 대미투자는 러트닉 장관이 의장을 맡은 투자위원회가 추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확정된다.

일본의 1호 투자는 미국 현지 에너지 확보와 AI(인공지능) 산업 강화에 집중됐다.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에 360억달러의 대부분인 330억달러를 투자한다. 미 상무부는 이 발전시설이 인근에 있는 AI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공화당 강세 3개 주(州)에 우선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대비한 정치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조지아주 광물산업 투자와 관련, "오하이오의 가스발전소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내가 (선거에서) 3차례 승리한 곳"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가 하나의 특별한 단어인 '관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관세정책의 효과도 강조했다. 또 "미국의 산업기반 재활성화, 수십만개의 훌륭한 미국 일자리 창출, 우리의 국가 및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무역협정의 하나"라며 "미국과 일본 모두에 매우 흥분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자평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로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일본이 자본을 공급하고 인프라는 미국에 건설하면서 일본은 수익을 얻고 미국은 전략적 자산, 확대된 산업역량, 강화된 에너지패권을 얻는 구조"라고 말했다.

일본의 첫 투자처 결정으로 한국 정부도 급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6일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언급하면서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한미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한국에 대규모 에너지 투자를 원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한일 양국이 참여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미국 석탄산업 관련 행사를 열었을 땐 "지난 몇 달 동안 일본, 한국, 인도,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석탄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해 러트닉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 및 의회 인사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폈다. 국회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대미투자법안 신속 처리를 모색 중이다. 한국시간으로 설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선 관세인상 철회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관세 재인상을 위한 후속조치 역시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조선 분야 투자도 미국의 관심이 높은 투자처다. 미 백악관은 지난 13일 '미국해양행동계획' 보고서에서 "미국의 선박건조 능력을 복원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역사적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계약 초기물량은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더라도 동시에 미국 내 조선소에 투자, 궁극적으로는 선박건조 공정을 미국으로 이전토록 하는 '브리지전략'이 담겼다. 이밖에 외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미국 항만에 입항하는 경우 선박에 실린 화물중량에 비례해 입항료를 부과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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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조한송 기자

안녕하세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씁니다. 고견 감사히 듣겠습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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