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호관세가 위법하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유럽 국가들이 EU(유럽연합) 차원의 대응 조치를 시사했다. 그린란드 이슈에 이어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니콜라 포리시에 프랑스 무역장관은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EU는 트럼프 관세 문제에 대해 반격할 수단을 갖고 있다"며 "현재 트럼프 대통령 결정과 관련해 EU 집행위위원회 등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EU는 적절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한 방법으로 미국 빅테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언급했다. '무역 바주카포'라고 불리는 이 조치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무역을 제한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한 번도 발동된 적 없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로 위협했을 때도 이를 언급하며 맞섰다.
아울러 930억 유로(한화 약 158조7092억원)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 조치도 재차 언급했다. 앞서 EU는 그린란드 관세 문제로 미국과 합의하지 못하면 이 조치를 발효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관세를 무효화한 판결로 유럽 기업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관세 문제의 불확실성이 미국과 유럽 사이 '독'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미국 경제에 가장 큰 독은 관세에 대한 끊임 없는 불확실성"이라며 "이 같은 불확실성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 방문에 앞서 EU 입장을 조율할 방침이다. 그는 독일 방송사들과 인터뷰에서 "EU 국가들과 공동 입장을 마련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관세가 미국에 피해를 주고 모두에게 해롭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개별 회원국이 아닌 EU 차원의 문제여서 통일된 입장을 가지고 워싱턴에 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