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협상' 동맹 울고, '할테면 해봐' 중국 웃고…트럼프관세 역설

'애써 협상' 동맹 울고, '할테면 해봐' 중국 웃고…트럼프관세 역설

양성희, 베이징=안정준 기자
2026.02.23 18:26
대미 수출 주요국의 관세 부과 현황(2026년 2월 무효 판결 이전 상황)/그래픽=김현정
대미 수출 주요국의 관세 부과 현황(2026년 2월 무효 판결 이전 상황)/그래픽=김현정

"그동안 백악관으로부터 가장 크게 비판을 받았던 국가들이 관세가 가장 (많이) 인하되는 상황".

무역연구기관 세계무역경보(GTA)의 요하네스 프리츠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같이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제동을 걸면서 교역 상대국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중국·브라질·멕시코·캐나다 등이 가장 큰 관세 인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이들은 미국의 무역적자에 큰 원인제공자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됐다. 또는 미국으로 마약의 일종인 펜타닐이 유입되는 데 책임이 있다고 지적 받았다. 이로 인해 대개 20~30% 안팎의 징벌적 고율 관세를 적용받아 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국 관세 관련 "평균적으로 40%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관세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임시대안으로 15% 일괄관세를 내밀었다. 이들 나라의 평균 관세율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보는 셈이다. 반대로 미국과 애써 무역협상을 벌여 상호관세율을 나름대로 낮춰온 미국의 동맹국들은 관세가 늘어나는 손해를 입게 됐다.

평균 관세율이 2.1%p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 영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역시 평균 관세율은 0.8%p 상승할 전망이다. 영국상공회의소는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4만여개 영국기업이 실망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를 향해 미국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15% 글로벌 관세에 따른 주요국 평균 관세율 예상 인하인상폭/그래픽=김현정
15% 글로벌 관세에 따른 주요국 평균 관세율 예상 인하인상폭/그래픽=김현정

한국도 이 같은 '동맹의 역설'에 포함된다. 한국은 지난해 7월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루며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달러(한화 약 504조5600억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일본도 지난해 자동차·부품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기 위해 550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대만은 2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협상력이 약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럼에도 동맹국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치가 가능한 만큼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무역협상을 교착 상태에 빠트린 중국은 오히려 이웃 국가들이나 동맹국들보다 미국과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 컨설팅업체 APAC 어드바이저의 스티븐 오쿤 대표는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고 15% 상호관세에 동의한 (한국, 일본, 대만 등) 국가들은 이제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며 "재협상을 통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할지 보복을 피하기 위해 현 상황을 유지해야 할지 딜레마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가오링윈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2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15% 균일 관세율은 국가 간 상대적 위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중국은 이전에 대체로 15%를 초과하는 관세를 적용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결정은 매우 자의적이며 트럼프는 관세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며 "새로 발표된 일괄 15% 관세는 갑작스러운 정책 조정이며 그 부정적 영향은 아직 정량화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깊게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빈번하고 자의적인 관세 조정은 정책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고 자유무역 질서를 약화시키며 공급망 안정성을 교란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다른 국가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역풍으로 작용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안정준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