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전시 상황에서 이란 내부 결속과 체제 연속성을 유지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고위 성직자들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성명을 내고 "압도적 표결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신성한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모즈타바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실권을 지닌 중급 성직자로, 부친을 통해 방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앞서도 유력한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돼왔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로서 종교적·정치적 최고 권위자일 뿐 아니라 군 최고 통수권자의 자리를 함께 맡게 된다.
IRGC는 성명을 내고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의 지휘를 따를 준비가 돼 있다"며 충성을 약속했다. 이란 안보 수장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새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모즈타바는 1969년 이란 북동부 성지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헤메네이의 둘째 아들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성직자의 길에 들어선 뒤 시아파 신학의 중심지인 곰에서 교육받았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의 권력 세습은 군부와 종교 엘리트 및 실세 집단이 전쟁 위기 속에서 체제 수호를 위해 선택한 필연적 결과라고 분석한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북아프리카 책임자인 사남 바킬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모즈타바는 부친 밑에서 쌓아온 긴밀한 인맥 덕분에 유력한 후계자 후보였다"면서 "그는 체제의 네트워크 안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으며 체제의 연속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내부 권력 집단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결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낼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모즈타바에 대해 "하찮은 인물"로 평가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에 개입하겠단 뜻을 드러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차기 지도자 역시 공습 표적이 되어 제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