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올해 금리 경로에 대해서도 한번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최근 이란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도 일각에서 우려했던 중대한 매파적 전환은 없었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연준 위원들의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은 통화 완화에 덜 우호적으로 바뀌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1% 이상 하락했고 국채수익률은 당분간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반영되며 상승했다. 특히 연준의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수익률이 3.741%로 전일 대비 0.072%포인트 올랐다.
FOMC 성명서는 지난 1월과 비교해 2가지가 바뀌었다. 첫째는 실업률이 "다소 안정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표현이 "최근 수개월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로 변경된 것이다.
둘째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중동에서의 상황 전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문장이 추가된 것이다.
FOMC 성명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물가와 고용 리스크 가운데 어느 쪽에도 무게 중심을 두지 않은 채 불확실성이 가중된 현실만 보여주며 연준이 앞으로도 정해진 방향성 없이 데이터 의존적인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점을 나타냈다.
FOMC의 이번 금리 결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지난해 9월에 임명된 스티븐 마이런 이사만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다.
이날 FOMC 성명서와 함께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 내 금리 점도표도 지난해 12월과 마찬가지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이 한번의 금리 인하를 시사해 중립적이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 19명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것으로 SEP에 포함돼 매 분기마다 한번씩 발표된다.

하지만 올해 금리가 2번 이상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지난해 12월 8명에서 5명으로 줄고 한번의 금리 인하 전망이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변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는 쪽으로 의미있는 이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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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점도표에서는 올해 금리 동결 전망과 한번의 금리 인하 전망이 각각 7명으로 동일했다. 이외에 올해 2번과 3번의 금리 인하 전망이 각각 2명씩이었고 4번의 금리 인하 전망도 1명 있었다.

연준 위원들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도 주목된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2.4%에서 2.7%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에서 2.7%로 각각 올라갔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는 2.2%로 낮아지고 2028년에는 연준 목표치인 2.0%로 내려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최근 노동시장 약화 조짐과 이란 분쟁에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4%로 상향하고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과 동일하게 4.4%로 유지했다. 지난 2월 실업률이 4.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노동시장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SEP는 연준 위원들이 고용 둔화 리스크보다는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더 높이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증시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파월 의장이 시장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즉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 중 한 명이 내년에 금리 인상을 예상한데 대해 이런 전망은 걸러 들어야 한다는 평소의 경고가 "이전보다 더욱 유효하다"며 일축했다.
또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FOMC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논의됐지만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특별히 가능성 있는 조치로 여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으면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점도표에 금리가 올해 한번, 내년에 한번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데 대해 "금리 전망은 경제 성과에 달렸다"며 "(인플레이션에서)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최근 5년간 코로나 팬데믹과 관세 충격에 이어 이제는 상당한 규모로 지속될 수 있는 에너지 충격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런 상황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관세 영향을 언급한 것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올해 중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것을 목격하기 시작할 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의장 임기 만료 후에도 연준 청사 개보수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연준 의장은 의장 임기가 끝나면 이사 임기가 남아 있어도 이사직에서 함께 물러나는 것이 관례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파월 의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새로운 의장으로 취임하면 연준 내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워시 의장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검찰의 파월 의장 조사에 반발해 인준 절차를 막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의장 임기가 끝나도 새 연준 의장이 상원 인준을 거쳐 취임할 때까지 임시 의장으로 연준을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