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경제 제재 해제·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이견…
이란 "호르무즈 '무료 개방' 60일 이후 비용 징수"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이 공개됐지만, 합의 내용을 둘러싼 양측의 해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양측은 모두 이번 MOU 체결이 '자국의 승리'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포기, 고농축 우라늄 처리 등 합의 이행에 따른 단계적 보상을 강조했지만, 이란은 즉각적인 경제적 보상과 주권 유지를 이번 합의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14개 조항의 MOU에 따르면 이란은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획득하지 않고,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무력화하는 절차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이란의 행동에 따라 제재 완화와 경제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이란의 행동 변화에 대한 조건부 보상 체계"라고 설명하며 핵 프로그램 제한이 합의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날 MOU 전문을 공개한 전화 브리핑에서 "이 합의는 근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개방하고, 이란이 핵물질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모범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이란 경제 및 제재 완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 측은 이번 합의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과 경제 봉쇄 해제에 초점을 맞춰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관영 통신 IRNA는 양측이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을 중단하고, 상호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와 이란산 석유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의 동결 자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특히 이번 합의로 이란에 대한 미국의 '영구적' 경제 제재 해제가 시작된 것처럼 해석하며 19일 MOU 서명과 함께 이란 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IRNA는 "미국은 MOU 서명 직후부터 제재 종료 시까지 이란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대해 제재 면제(waiver)를 발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산 석유 수출 등 제재 완화는 최종 협상이 이뤄지는 60일 동안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조치로 본다.
이란은 MOU에 명시된 이란에 대한 투자금 3000억달러(약 457조원) 중 일부가 이란 재건 기금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관련 투자가 즉시 이뤄지는 것처럼 해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똑바로 행동한다면, 사람들이 이란에 투자를 원할 경우"라며 이란의 합의 이행을 조건으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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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미국이 공개한 MOU 전문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이 60일 동안 '통행료 없이' 보장된다는 내용만 담겼다. 그러나 이란 협상단 대표이자 이란 의회 의장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통행료 무료 기간) 60일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 당연히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핵 개발 포기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란 측은 이란이 애초에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라늄 농축, 고농축 우라늄 처리에 대해선 일부 제한에 합의했지만, 이는 이란 내부에서 관리되는 사안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초기 목표로 내세웠던 "무력에 의한 핵 물질 제거"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OU 문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엇갈린 해석은 19일 서명 직후 시작될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의 난항을 예고한다. 양측은 공식 서명 이후 60일 동안 합의 세부 이행 방안과 검증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