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베선트 장관-허리펑 부총리, 인천공항서 사전조율 눈길
젠슨황 합류, 반도체 칩에 3B·희토류 등 수출 논의할 듯
이란전쟁 협조압박 줄다리기… 결론 어려운 대만문제도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사실상 한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도착 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시장개방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방중단에 막판 합류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선 이란전쟁, 대만문제, 수출·관세현안과 반도체칩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는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낮 12시30분부터 3시간여 만나 14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이날 장관회담에 대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협력상생의 원칙에 따라 서로가 관심을 갖는 경제·무역현안 해결과 실질협력 확대문제를 놓고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건설적인 의견교환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밤 늦게 베이징에 도착해 2박3일의 방중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으로 출발하기 직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엇보다 무역이 (논의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보잉항공기, 쇠고기, 대두 이른바 '3B'의 대중국 수출확대를 모색한다. '휴전상태'인 양국의 관세전쟁에 대해선 미국의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중국의 희토류 공급통제 건을 다룰 수 있다. 13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방중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젠슨 황 CEO가 경유지인 알래스카에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 'H200' 칩의 중국판매 등 반도체 수출규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중국에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이 H200 판매를 허용하고 희토류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미국에 반도체 장비에 대한 일부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거래'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난마처럼 얽힌 이란과 대만 등 지정학적 문제는 딱 떨어지는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운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개방 의제를 우선순위로 언급할 수 있다. 이란전쟁 문제는 두 정상이 상대를 압박하고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각자 입장에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국무부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통화에서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를 허용하지 않는다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의 이란문제 협조를 압박한 것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중국의 협조를 받는 대신 대만에 미국의 무기수출을 자제하거나 대만 독립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변화를 주는 등의 거래가 이뤄지느냐도 관전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집권 1기 시절인 2017년 11월8~10일 이후 약 9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기간에 베이징 톈탄공원 참관, 국빈만찬 등 최소 6건의 일정에서 시 주석을 만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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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이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상호방문에만 의미를 부여한 채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회담은 당초 3월 말~4월 초로 예정됐다가 이란전쟁으로 전격 연기됐다. 외교통상가에선 일정이 연기되면서 오히려 실무조율이 충분치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올해 하반기 미국 답방을 요청한 상태여서 회담의 결론은 답방 때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