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축' 헤즈볼라 누구길래…왜 이란 전쟁 '최대 변수' 됐나

'저항의 축' 헤즈볼라 누구길래…왜 이란 전쟁 '최대 변수' 됐나

정혜인 기자
2026.06.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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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1982년 결성된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레바논 의회서도 활동, 정치·사회 영향력도 상당…
중동 최대 민병대이자 이란 '저항의 축'의 핵심,
이스라엘 북부, 헤즈볼라 사정권 "실질적 위협"

헤즈볼라 깃발 /로이터=뉴스1
헤즈볼라 깃발 /로이터=뉴스1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물밑 종전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9일(현지시간)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무력 충돌했다. 이번 충돌은 이란의 드론 공격에 의한 '미군 헬기 추락'에서 비롯됐지만,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전쟁'을 둘러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임계점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의 '최대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 이란 핵 문제가 아닌 '헤즈볼라'를 꼽는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만류에도 '헤즈볼라 제거'를 목표로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미국과의 종전 합의를 거부한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레바논 정부군도 아닌 중동 민병대인 헤즈볼라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단순한 민병대 아니다"…'저항의 축' 맏형·정당조직

아랍어로 '신의 당'을 의미하는 헤즈볼라는 예멘의 후티 반군, 가자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 등 중동 내 친이란 대리 세력(저항의 축) 중 가장 강력한 군사력과 조직력을 자랑한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군사 점령한 데 반발한 레바논 시아파 무슬림들이 결성한 무장 단체다. 레바논 인구의 약 30%는 시아파, 30%는 수니파이다.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으로 조직화했고,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기치로 내걸었다. 40여 년이 지난 현재 헤즈볼라는 중동 내에서 가장 강력한 민병대로 평가받는다. 헤즈볼라는 수만 명의 병력과 로켓, 유도 미사일, 자폭 드론(무인기) 등을 보유해 사실상 한 국가의 정규군을 능가하는 군사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당시 이스라엘 정규군을 상대로 34일간 버티기도 했다.

행진 중인 헤즈볼라 대원들 /AFPBBNews=뉴스1
행진 중인 헤즈볼라 대원들 /AFPBBNews=뉴스1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격에도 헤즈볼라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전자적 방어 체계를 우회하는 광섬유 케이블 유도 방식의 자폭 드론으로 기술적 우위에 있는 이스라엘군의 허를 찌르며 이스라엘 북부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 겸 시리아·이라크 특사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정규군 및 예비군 규모는 약 4만명에 달한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단순한 민병대가 아닌 합법적인 정당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군사 이외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하다.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이 이끄는 시아파 아말 운동과의 연합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레바논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이란 안보 전략의 핵심 vs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협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에는 헤즈볼라 이외 후티 반군, 하마스, 이슬람믹 지하드(팔레스타인),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헤즈볼라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후티 반군은 예멘 내전이라는 지역적 한계 속에 있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고립되어 있다.

레바논(붉은 선) 가운데 이스라엘에 접한 남부지역이 헤즈볼라의 거점이다./사진=구글지도
레바논(붉은 선) 가운데 이스라엘에 접한 남부지역이 헤즈볼라의 거점이다./사진=구글지도

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과 맞닿은 레바논에 거점을 두고 있어 유사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친이란 세력이다. 이스라엘 북부의 하이파,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 대부분이 헤즈볼라의 미사일 사거리 안에 있다. 이란에 헤즈볼라는 단순한 '민병대' 동맹이 아닌 이스라엘을 견제하는 '전략적 억지력'의 핵심 자산인 셈이다.

미 국무부는 "이란은 헤즈볼라에 자금, (군사) 훈련, 무기, 폭발물 제공 이외 정치·외교·재정·조직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헤즈볼라에 대한 이란의 재정적 지원 규모가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실존적인 위협이 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군사력을 무력화하지 않고서는 국가안보의 완전한 회복과 북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경고에도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수백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폭격하며 공세를 늦추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 안보가 혼란한 상황을 이용해 헤즈볼라를 완전히 제거해야 향후 수십 년간의 국가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에 따른 공격이란 얘기다.

5월20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마슈크(Maashouk) 마을에서 구조대가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주택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뉴시스
5월20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마슈크(Maashouk) 마을에서 구조대가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주택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뉴시스

한편 최근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블룸버그는 "여전히 많은 레바논 시아파가 공개적으로 헤즈볼라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외치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스라엘과의 반복된 교전과 이에 따른 피난 생활로 헤즈볼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이들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앞서 미국 주도의 이스라엘과 휴전 합의에 따라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지지하고, 헤즈볼라 지도자에 대한 체포령을 발령하는 등 헤즈볼라에 대한 견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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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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